민주당 지도부는 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조속히 전수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하는 등 공세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8일 오전 내내 명단 공개 여부와 대응 수위를 놓고 논의를 이어가던 민주당 지도부는 결국 12명 전원에 대해 탈당 권유 조치를 내렸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부동산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당 안팎의 비판이 거셌던 만큼 수사기관의 기소 등 명확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
다만 탈당 권유는 강제성이 없는 데다가 일부 의원들은 '졸속 결정'이라고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의 결정이 나오자 "권익위에서 의혹이 있다는 제기 하나만으로 탈당을 권유하는 당의 결정은 지극히 졸속이고 잘못된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 의원의 반발에도 당 지도부는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한정, 서영석, 임종성 의원만큼은 반드시 탈당시키겠다는 분위기라 한동안 내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제 식구 감싸기로 또 비춰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서 소명을 듣지 않고 이렇게 결정했단 점을 말씀드린다"라며 "당이 결단했으니 의원들이 선당후사 정신으로(탈당)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농지법이나 건축법을 위반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소명 여지가 크지만, 업무상 비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에 따른 부동산 내상을 더욱 깊게 할 거라는 판단에서다.
농지법을 위반한 김수흥 의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성실히 조사받고자 탈당한다"며 "정당하게 소명한 후 복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한 조치라는 반발 속에 한편에서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의원직을 유지해 주기 위해 자진 탈당이 아닌 출당 조치를 시켰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 지도부는 '과하고 성급하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조치'라는 이중고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공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정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려면 지금 새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에 소속 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당권 주자 다섯 분이 결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3월에 소속의원들에게 전수조사 동의서도 다 받아둔 상태지만 지금까지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감사원법은 "국회, 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국민의힘 의원들을 감사원이 감사나 조사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감사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감사원법 24조는 국회의원을 직무감찰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감사 청구 등 구체적인 의뢰가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명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