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소속 의원 12명이 부동산 불법거래와 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에 넘겨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예상보다 많은 숫자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8일 두 차례나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연루된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 이제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민주당 사정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바라볼 처지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야당도 조사에 응하라고 역공에 나서자 8일 감사원에 소속 의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발 늦었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당이라면 도덕성 경쟁에서 여당에 앞서야 한다. 국민의힘은 부동산 투기 문제에 있어 항상 여당보다 뒤쳐져왔다.
경실련이 지난해 7월 국회의원들의 다주택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24.4%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39.8%이나 됐다. 한달 뒤 청와대 참모진과 여당 의원들의 다주택 소유가 문제가 됐을 때 당시 국민의힘은 "부동산 소유 실태 조사와 처분을 권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다 이번에 민주당에서 부동산 불법거래 연루자가 무더기로 쏟아지자 감사원 조사라는 뒷북카드를 내밀었다. 소속인 정찬민 의원은 용인시장 시절 가족을 동원한 투기 의혹으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고 강기윤 의원도 같은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 힘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에 연일 비난과 압박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막상 자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출당이나 당의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감사원 조사에 성실하게 응할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많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일부 후보와 당 지도부는 자신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준석 돌풍이 일고 있다. 참신함과 도덕성에서 당내 기성 중진들을 누르고 정치권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무너진 틈이 부동산 문제에서 시작됐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준석 돌풍이 진정한 새 정치와 정권교체로 이어지려면 부동산 투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민의힘이 더욱 단호하고 엄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부동산 불법거래와 투기 의혹에 대해 제 살 깎는 심정으로 진정성 있게 대처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