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조 "과로사 주범 '까대기', 1년 더 하자고요?"[뉴스업]

1월 분류인력 투입 합의해지만 실제 적용 15.3%뿐
CJ대한통운 택배비 250원 인상, 기사들엔 8원 할당
영업이익만 올려..인력 투입할 돈 없다? 우는 소리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 김종대> 전국 택배노조가 오늘부터 분류작업 중단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했습니다. 과로사 방지를 위한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을 선언하고 행동에 옮긴 건데요. 지난 1월 정부와 택배사 측이 합의했던 과로사 방지대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택배노조의 김태완 수석부위원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태완> 네, 안녕하세요.

◇ 김종대> 국민들은 오늘 택배대란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 이렇게 걱정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죠?

◆ 김태완> 워낙에 월요일은 택배 물동량이 적은 날이라서 아마 내일부터 분류인력이 없으면, 많은 곳에서 이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럼 또 국민들 걱정이 커지실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이라는 단체행동에 나선 이유, 무엇입니까?

◆ 김태완> 지난해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는 심각했어서 지난 1월에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한 1차 사회적 합의를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이 핵심적 내용이, 분류작업은 택배기사 업무가 아니고 택배사가 책임지고 개인별 분류를 시행한다는 것이었는데 이걸 단박에 해결하기가 어려우니까 이제 5월 말까지 2차 사회적 논의를 통해서 세부안을 확정한다 이렇게 돼 있었습니다.

◇ 김종대> 그렇습니다.

◆ 김태완> 그런데 5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저희가 과로사가 또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자라는 거고. 그런 데서 이제 9시 출발과 11시 배송 출발이라는 것은 사실상 물건, 배송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물건만 인수하겠다. 이런 의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1월 합의 다 국민들이 박수를 쳤는데 이렇게 개선이 안 되는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데요. 드물지만 일부에서는 현장의 분류인력이 투입됐다는 곳도 있거든요. 좀 그런 데는 개선된 거 아닙니까?

◆ 김태완> 그게 이제 저희가 지난 6월 2일날 택배노동자 118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그런데 분류인력이 들어와 있다는 데는 15. 3%에 불과하고요. 84. 7%는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이제 이 15. 3%라는 숫자의 의미는 사실상 노동조합이 있는 곳, 노동조합원들만 지금 일정한 혜택을 보고 있는 거고 대다수의 택배노동자들은 분류작업이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이게 참 안타까운 일인데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하는 문제 외에도 다른 합의 사항들도 많거든요. 개선된 여지들 별로 없습니까?


◆ 김태완> 그러니까 이게 전면 시행되는 것이 이번 2차 사회적 합의가 마무리되면서 시행되기로 한 거고, 분류작업이 과로사의 핵심적 문제였기 때문에 이 분류인력 투입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택배사들이 과로사 대책은 사실상 뒷전이고 택배요금 인상했다는 수익과 저단가 경쟁 이런 게 지금 상당히 계속 진행이 되면서 택배사들의 이런 태도가 이제 사람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이윤을 앞세우는 이런 태도 아니냐라고 저희들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이런 상태에 있습니다.

◇ 김종대> 과당경쟁 또 저가 택배요금. 이런 것들이 있는 한,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은 것 같네요.

◆ 김태완> 네.

◇ 김종대> 알겠습니다. 그런데 당장 내일이 2차 사회적 합의가 있는 날이에요. 내일 회의 거친 후에 단체행동에 나서게 되는 겁니까?

◆ 김태완> 내일 저희들은 어쨌든 이게 이미 합의 내용들이 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부분들이 잘 원만하게 합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이 지금 1년을 유예하자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서 저희도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종대> 아니, 1년을 유예하자고 사측이 그런다면 1월에 합의는 왜 한 겁니까?

◆ 김태완>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거기다가 올 4월달에 CJ대한통운 같은 경우는 택배요금을 또 한 250원 인상을 했어요. 그런데 이 250원이 실제 시장에서는 한 150원 인상 되는 효과인데 사실상 택배기사들이 수수료는 평균 8원밖에 인상된 걸로 나타난 거죠. 그래서 인상효과의 대부분이 다 지금 택배사의 영업이익으로 이렇게 잡히고 있는 거고. 실제로 모든 경제지들에서 CJ대한통운이 택배요금 인상효과로 영업이익의 확대, 주가 상승 전망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거죠.

◇ 김종대> 그런데 택배사 측이 요구 수준을 맞추려면 연간 500~600억 원을 추가 투입해야 된다. 지금도 이윤이 별로 안 돼서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데 또 투입해야 된다, 이러면서 하소연을 하고 자기들 처지도 절박하다 그러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태완>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택배요금을 실제로 인상해서 영업이익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번 과로사 문제가 사실상 이슈인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 실질적 해결은 늦추고 있고 자신들은 이걸 빙자해서 어마어마한 추가 이윤을 보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이 돈이 없다, 이런 얘기는 사실상 우는 소리다 저희들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물류센터가 멈춰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7일부터 업무 중 택배 분류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택배노조는 출근 시간을 2시간가량 늦춰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차량에 적재해 배송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한형 기자

◇ 김종대> 과로사라는 아픔, 이런 걸 겪으면서 택배요금이 인상이 된 건데 사측이 다 가져간다, 이렇게 보면 결국은 또 사회적 합의 기구가 깨질 가능성까지도 저희는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태완> 일단 내일이 최종 시한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일단 협상을 잘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 김종대> 협상에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일에 잘 안 되면 그때는 어떻게 되는 거죠?

◆ 김태완> 지금 저희가 9시 출근, 11시 배송 출발을 하겠다고 이제 전 조합원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는데 사실상 이건 내일 최종 시한에 좋은 결과 나오기를 바라면서 다 지켜보고 있는 거거든요. 만약에 이게 잘 안 되면 저희들은 이 과로사 문제를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봅니다.

◇ 김종대> 그 말씀은 노동 3권을 적극 행사하겠다 이런 말 뜻 아니시겠어요?

◆ 김태완> 그런 것까지 다 포함된 얘기죠.

◇ 김종대> 그 택배사 노동자들끼리 이런 부분들, 회사를 초월해서 범대응, 어떤 공동대책이 서로 논의되고 있습니까?

◆ 김태완> 그러니까 사실 이게 법과 제도가 아직 완비가 안 돼 있어서 택배산업에 대해서 실제로 그런 건 법률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이제 사회적 합의라는 게 진행됐던 건데. 우리 국민들이 이번에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 되게 다들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잖아요. 그런다고 이것이 안 된다라고 했을 때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또 같이 응원해 주시고 택배사들에게 비판도 좀 해 주시고 이러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청취자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CJ가 택배비를 올렸다고 하는데 그게 까대기 인력 투입에 투자된 거 아닌가요? 까대기는 분류인력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 김태완> 사실상 그게 아닌 거죠. 자신들의 영업이익을 올라가는 데 다 이제 된 거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내일 합의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 우려가 크다는 것도 말씀 전해 드리고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태완> 감사합니다.

◇ 김종대> 택배노조 김태완 수석부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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