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막판 '김종인의 윤석열 저격'에 비방전 가열

김종인, 윤석열 저격성 발언두고 공방 격화…당권 경쟁 앞두고 대선 전초전
나경원, '尹 저격' 김종인과 이준석 공감 형성 우려
이준석 "나경원, 음모론 대신 경륜 보여야"…비방문자 살포 수사의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꿈틀대면서, 이를 두고 후보들 간 공방전이 격해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 윤 전 총장을 연일 저격한 김 전 위원장과의 특정 후보 연계 의혹까지 나오며 네거티브 양상이 과열되는 형국이다.

오는 11일 당 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은 7일부터 이틀 간 당원 투표를 실시한다. 본경선은 '당원 70%‧일반여론 30%'가 적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당원 투표에서 승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선 마무리 단계에서 당 대표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이 각각 예상하지 못한 행보를 보이면서 후보들이 이들과 관련된 논쟁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시작은 김 전 위원장의 윤 전 총장을 향한 저격성 발언에서 비롯됐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한 안상수 전 의원과 회동에서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의원은 6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당내에서도 대선 주자를 발굴해야 하는데 윤 전 총장 등 외부에서만 후보를 찾아서 걱정'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잠행을 깨고 공개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소속 권성동, 정진석, 윤희숙 등 현역 의원들과 만났다. 지난 5일엔 현충원 참배에 이어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이찬호 씨를 만났고, 이날은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씨 만났다. 국민의힘 입당설이 돌면서 보수의 주요 가치인 안보 이슈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의 빨라진 행보를 겨냥한 듯 김 전 위원장의 저격 발언이 겹치면서 국민의힘 후보들 사이에선 때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전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을 꼭 모셔오겠다고 공언했다"며 김 전 위원장과 이 전 최고위원 간 '위험한 공감대 형성' 우려를 제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지라시'가 돌고나면 우연의 일치인지 나 전 의원이 비슷한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려서 음모론을 제기한다"며 경륜을 보여 달라고 맞받았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원 명부의 불법 유출 사태를 지적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이 재차 "아무 근거도 없이 마치 다른 후보가 당원 명부를 유출한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어떤 후보 측에서 유출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나 전 의원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고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갔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경선 초반엔 영남당, 도로 한국당이 논란이 됐다. 컷오프를 계기로 이 전 최고위원이 급부상하면서 '유승민계' 의혹과 세대 교체론으로 이슈가 이동했다가 막판엔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 등이 거론되며 대통령후보 경선 전초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지난 1월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윤 전 총장을 호평했던 김 전 위원장이 입장을 선회, 저격성 발언을 내놓은 것을 두고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지원 사격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은 경선 TV토론에서 나 전 의원, 주호영 의원과 달리 당내 일정대로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이른바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 입장과 김 전 위원장의 발언 모두 윤 전 총장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암묵적 동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재보선 전에도 당시 오세훈 후보를 비판한 적이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호들갑을 떨면서 어떻게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겠단 것인지 나 전 의원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통화에서 "나 의원이 제기하는 연계설 의혹까진 잘 모르겠지만, 김 전 위원장이 밖에서 자꾸 당내 후보들을 흔들고 낙인을 찍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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