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인수전 D-2, 연합군이냐 독자 참전이냐…복잡해지는 셈법

신세계 이마트, 네이버와 공동 컨소시엄 구성해 이베이인수전 참가 검토중
롯데, 카카오와 연합 가능성도 제기…실탄 충분한 롯데로서는 연합군 필요성은 낮아

연합뉴스
이커머스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전운이 유통가에 감돌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입찰에 참전한 업체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진행된다. 지난 3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실사를 마무리한 참여 기업들은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며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참여 기업 모두 동일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거래액은 20조원으로, 네이버(27조원)과 쿠팡(22조원)에 이어 3위다.

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재 이커머스 하위권 주자다. 이커머스 점유율 6%인 11번가와 롯데온(4%), SSG닷컴(3%)은 점유율 12%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1,2위인 네이버·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지가 확고한 만큼 완주 의사가 뚜렷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공의 승패는 5조원에 달하는 인수 가격이다.

입찰 참여 업체들 간 목표는 같지만 이베이코리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선택한 '무기'는 서로 다르다.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모두 합해 1조 5000억원이다. 신세계는 부족한 '실탄'을 채우기 위해 유통 공룡으로 떠오른 네이버와 손을 잡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신세계와 2천 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은 네이버는 이마트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마트가 네이버와 손을 잡을 경우, 이마트는 부족한 인수 금액을 마련하고, 네이버는 이마트의 물류센터를 활용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롯데는 롯데온(ON)의 부진을 만회하고, 오프라인 유통 강자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최근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 부사장 출신을 롯데온 수장으로 발탁하며 칼을 갈고 있다.

롯데는 우월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을 8천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도 부동산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7천 300억원의 실탄을 챙겼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네이버-이마트' 연합군을 견제하기 위해 카카오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롯데쇼핑의 현금성 자산은 2조 8615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매각 희망가 5조의 절반을 이미 확보한 셈이어서 자금 확보를 위해 동맹군을 찾을 필요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타 기업과 교류가 활발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달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성상 포털사와 협력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매각가가 가장 큰 변수다. 입찰 참여 업체들은 입찰 용지에 매각가를 얼마나 써 낼지 눈치 싸움을 치열히 벌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를 두고 당시 시자에서 제시한 적정가는 3~4조원이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백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매각가를 5조원을 상정했다.

업체와 이베이코리아 간 매각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지난달 14일 진행될 예정이던 본입찰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인수전이 '쩐의 전쟁'으로 뚜렷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OTT 서비스나 새벽 배송을 차별화를 두고 있는데 이베이코리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인수한 기업은 당장은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지만 이베이코리아 성장면에서 살펴볼 때 유동성 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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