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부사관 성추행 '부실 수사 의혹' 직접 수사

국방부 조사본부 성범죄수사대,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 투입
"초동수사 부실 의혹 수사"…압수수색은 진행 안 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지난 2일 저녁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공군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 관련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 국방부가 직접 수사에 들어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4일 오전 11시 40분부로 휘하 성범죄수사대를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투입해 초동수사 부실 의혹 등을 수사한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수사를 통해 공군 군사경찰의 초동수사 관계를 면밀히 확인해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대에 대한 압수수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2일의 성추행 사건 다음날인 3일 처음 사건을 접수하고 차량 블랙박스까지 피해자 A중사로부터 확보했다. 군사경찰은 2주 뒤 처음으로 피의자 장모 중사의 조사를 진행했고, 그는 혐의사실 일부만 인정하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하지만 문제의 블랙박스 파일에는 사건 당시 A중사의 음성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데도 불구속 수사를 이어간 것인데,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었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성폭력 사건을 전문으로 수사하는 성범죄수사대가 투입됐기 때문에, 해당 군사경찰대대의 초동수사가 왜 부실했는지 등을 원점에서 들여다보고 그 결과에 따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구속영장 신청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도 이날 오전 10시부터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경기도 성남 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15특수임무비행단은 5월 22일 숨진 채 발견된 A중사가 근무하던 부대로, 군사경찰대대는 해당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검찰단은 군사경찰대대의 A중사 사망 사건 관련 초동 수사 경위와 함께, A중사가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을 간 뒤 부대에서 이른바 '관심 간부' 취급을 했다는 유족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도 조사할 방침이다.

4일 오후 충남 계룡대 정문 모습.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숨진 공군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 사건과 관련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연합뉴스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은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5월 22일 당일에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게 관련 내용을 긴급 보고했다. 국방부 조사본부에도 관련 내용이 약식으로 보고됐지만,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은 빠졌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5월 24일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고, 2차 가해 가능성을 포함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5월 25일 공군 군사경찰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다시금 내용을 보고할 때도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은 빼먹었다.

검찰단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해당 수사 내용이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게 어떻게 보고됐는지 경위를 다시 들여다보고, 왜 국방부에는 관련 내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는지 등의 내용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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