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분들께는 진심어린 위로의 뜻을 전해드린다"며 "일련의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2021년 6월 4일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되길 바라며, 공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성용 총장의 전격 사퇴는 전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하루만에 이뤄진 것이다.
군사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와 회유, 무마, 사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공군 최고 책임자로서 심적인 부담과 함께, 자신도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사퇴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은 국방부 검찰단이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뒤,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경기도 성남 15특수임무비행단 군사경찰대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날이기도 하다.
15특수임무비행단은 5월 22일 숨진 채 발견된 A중사가 근무하던 부대로, 군사경찰대대는 해당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이는 군 검찰단이 군사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는 것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검찰단은 또한 A중사가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을 간 뒤 부대에서 이른바 '관심 간부' 취급을 했다는 유족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5월 24일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고, 2차 가해 가능성을 포함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5월 25일 공군 군사경찰이 국방부 조사본부에 다시금 내용을 보고할 때도 A중사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은 빼먹었다.
따라서 검찰단의 이번 압수수색은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게 어떻게 보고됐는지 경위를 다시 들여다보고, 왜 국방부에는 관련 내용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는지 등의 내용을 수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피해자가 숨진 이유에는 성추행 사건 이후 공군 수사당국의 엉터리 수사와 부대 상관들의 회유 등이 크게 작용했다. 때문에 국방부 검찰단의 다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최초 성추행 사건을 수사했던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과 검찰 등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