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엄중식 (질병청 감염병 대책위 전문위원)
대구시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대구시의사회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독일의 한 무역회사를 통해서 화이자 백신 6000만 회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게 지난 월요일 대구시장이 직접 브리핑한 내용입니다. 화이자 백신을 무려 6000만 회분을 무역상을 통해서 대구시가 도입한다니 엄청난 일이죠. 그런데 사흘만에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이거 해프닝이구나, 헛웃음 짓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게, 이게 만약 사기당한 거라면, 그래서 혹시 계약금까지 건너갔다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가천대길병원 엄중식 교수와 짚어보죠. 엄 교수님, 안녕하세요.
◆ 엄중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대구시장이 나서서 브리핑을 할 정도면 이거는 다 됐었기 때문에 한 거 아니에요?
◆ 엄중식> 글쎄, 정황만 저희도 듣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발표가 나왔을 정도면 상당히 계약과 관련된 내용들이 근접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정부가 허가를 해 주지 않으면 지자체 차원에서 도입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요.
◆ 엄중식> 네, 이런 감염병 팬데믹이 되면 백신이나 치료제 공급과 관련해서는 사는 나라나 파는 나라나 모두 중앙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화이자 같이 세계 최대의 다국적 제약사도 지금 백신 관련해서는 미국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 미국도 아닌 제3국에 있는 회사에서 이렇게 3000만 명 정도 접종할 대량 백신을 지자체하고 직접 공급한다고 제안이 왔을 때는 이미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정부가 허가를 해 주고말고 차원이 아니라 이거는 애초에 불가능. 무역상 통해서 이렇게 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건데. 화이자 본사도 모르는 화이자 백신 도입. 한마디로 사기를 당한 거라고 봐야 될까요?
◆ 엄중식> 계약금이 건너갔으면 사기를 당한 것이고, 그 전 단계라면 사기 직전에 마무리가 잘 된 것이다 라고 보는 그런 상황이 맞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건 어쩌다가 이렇게 됐느냐 하는 건데. 누가 작정하고 사기를 치려고 한 건지 그렇다면 그 누구는 누군 건지. 지금 대구 관계자들은 여기에 대해서 다 입을 꾹 다물고 계세요. 그래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가 없어요. 지금 의료업계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오갑니까?
◆ 엄중식> 사실 이거는 어떻게 보면 좋은 의도에서 생각을 한 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 효과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어떤 약물이나 식품 같은 것들과 관련해서 홍보물이나 이메일이 개인은 물론이고 이런 의사단체나 의료계에 굉장히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저도 많이 오고 있고요. 백신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고 또 획기적인 약이 없는 상황에서 급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기행위가 굉장히 많거든요. 아마 그런 과정에서 이런 안 좋은 의도로 접근한 그런 사람들과 접촉이 있었던 걸로 보여 집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지금 엄중식 교수님도 그런 거 받아보셨다는 거예요?
◆ 엄중식> 네. 저도 이메일이 꽤 옵니다. 꽤 옵니다. 최근에 좀 줄기는 했지만.
◇ 김현정> 줄긴 했지만.
◆ 엄중식> 네. 새로운 치료제다, 이런 식의. 그래서 임상연구에 참여를 하지 않겠느냐. 아니면 구매를 할 의향이 없느냐. 이런 구매와 관련된 것들을 도와줄 수 있냐. 이런 메일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건 아예 “우리는 새로운 치료제입니다“라는 게 있는 거고 이거 같은 경우는 ”화이자를 우리가 구해주겠다“ 하는 무역상, 이런 브로커들의 문자도 와요, 메일도 와요?
◆ 엄중식> 저에게는 그런 게 온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이런 게 지금 돌고 있다는 얘기군요.
◆ 엄중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 지금 대구가 넘어간 것 같습니다. 물론 대구시가 “그런 건 아니다. 대구시가 그런 게 아니고 대구 메디시티협의회라는 곳이 그런 것이다”라고 대구시가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어쨌든 마지막에는 시장이 발표하셨으니까 이거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은데. 이 경위에 대해서는 대구시가 스스로 투명하게 밝혀야 될 것 같고요. 특히 돈이 오갔다면 이거는 세금이 오간 문제니까, 이 단계는 해프닝으로 웃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경위 조사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엄중식 교수님.
◆ 엄중식> 네.
◇ 김현정> 지금 백신 접종률이 그야말로 수직상승했습니다. 노인층의 예약률은 77%를 넘어갔고 전체 인구 중에 13.1%가 1차 접종 마치고. 이렇게 갑자기 너도 나도 맞겠다고 한 분위기가 된 건 뭐 때문이라고 파악하세요?
◆ 엄중식>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기를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그러니까 백신 경험을 많이 할수록 점점 접종을 희망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예측을 이미 한 바가 있습니다. 실제로 접종을 하신 분들이 2월부터 요양원, 요양병원, 의료기관에서 접종이 시작이 됐고 그 뒤로 백신 공급에 대한 조금 부족함이 있었지만 꾸준히 백신 접종을 유지하면서 백신 접종이 일정 숫자를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그 경험을 여러 분들이 공유하기 시작하셨어요. 그 공유 과정에서 실제 접종한 대상에서 확진자 발생이 급격하게 줄고,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없어지는 효과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백신에 대한 효과가, 백신 효과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접종을 희망하게 되는 것 같고요. 여기에 이제 또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를 발표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잔여백신이 풀리면서 젊은 세대들이 너도 나도 맞겠다, 4050 세대들이 굉장히 뛰어들었잖아요.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것도 작용한 게 아닌가. 노인층도 경쟁심리가 노인층에게도 작동하고.
◆ 엄중식> 네, 그런 부분도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잔여백신을 통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또 접종을 하게 된 그런 효과도 있고요. 그런 과정에서 젊은 층, 그러니까 비교적 연령이 낮은 층에서도 백신 경험을 한 분들이 생겨나면서 접종과 관련된 이상 반응으로 여러 가지 불안감들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많이 해소가 된 것들이 접종률을 높이게 된 아주 주요한 이유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그런 접종률이 올라간, 잔여백신을 풀면서 접종률이 올라간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마는 그 잔여백신 접종 지침이 오락가락하면서 지금 일선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런 얘기도 들려요.
◆ 엄중식> 사실 잔여백신 문제는 의료계, 그러니까 특히 접종을 담당하고 있는 접종센터나 위탁의료기관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접종을 많이 해 드릴 수 있다“라는 좋은 점이 있는가 하면 사실 이런 잔여백신을 관리하는 것과 관련해서 굉장히 손이 많이 갑니다. 그 관리를 위해서 예약전화를 받고 또 전화로 연락을 드리고 또 최근에는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접종 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좀 고민이 되는 그런 양날의 검과 같은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것도 이제 잔여백신과 관련된 관리시스템이 좀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런 부담도 좀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백신공급이 충분해진다면 그래서 우리가 백신에 여유가 생긴다면 이런 잔여백신을 계속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아니, 뭐 방역당국이나 의료계 부담도 부담이지만 그거 말고 국민들이 느끼는 혼란과 4050들의 서운함 같은 게 지금 온라인상에 표출되고 있어요. “잔여백신을 맞게 해 주겠다, 앱을 통해서 하십시오. 전화예약, 방문예약 하십시오”해서 전화예약, 방문예약 해놨더니 갑자기 “6월 4일부터는 전화예약, 방문예약은 안 됩니다, 어르신들만 하십시오.” 또 이렇게 막 되고. 또 전화예약 해 놓으신 분들도 “9일부터는 소용없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이게 좀 왜 이렇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건가. 우리는 경쟁심리 부추기는데 활용만 되는 거냐?얘기가 실제로 댓글로 올라와요.
◆ 엄중식> 그런 오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있었던 건 분명하고요. 일단은 궁극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백신 공급량을 충분히 만들어서 잔여백신 자체를 활용하기보다는 정상적인 그런 예약시스템이 제대로 가동이 되도 이 접종이 아무런 영향이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그래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그 인센티브도 한 몫을 했습니다. 너도 나도 맞겠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된 데는 인센티브도 한 몫을 했는데 7월부터는 야외에서 접종하신 분들은 마스크 벗어도 된다. 이 지침이 이거 괜찮긴 하겠습니까? 왜냐하면 좋기는 좋은데, 혹시라도 안 맞은 분들까지 벗게 될까봐 그 걱정들 하세요.
◆ 엄중식> 가장 우려가 되는데요. 미국이 노마스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접종률이 50%가 넘어갈 때 이런 상황들을 결정을 했고요. 7월을 보면 우리가 아무리 접종을 빨리 해도 30%를 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고 30%를 넘기지 못한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야외에서 벗는 것과 관련돼서 실제 비접종자들 관리, 또는 비접종자를 확인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좀 이 부분은 다시 재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접종자에게는 혜택이 되지만 비접종자들이 같이 마스크를 벗게 되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비접종자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가 있거든요. 이 부분은 충분히 다시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을 엄중식 교수 생각에는 좀 그 부분은 인센티브를 고려해 봐야 된다는 얘기. 여기까지 말씀 듣죠. 질병청 감염병 대책위의 전문위원이세요. 가천대학교 엄중식 교수 만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엄중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