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로남불 프레임 넘어서야"…초선들에 서운했나

여당 초선들 68명 靑불러 1시간 30분간 소통시간
문 대통령 "오만·위선 프레임 벗어나, 정권 재창출 위해 단합해야"
백신 접종-경제 회복 속도 등 文 정부 성과 열거
재보궐 선거 후 반성모드인 초선 모임에 섭섭함도 작용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에게 "내로남불, 위선, 오만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다음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긍정 프레임으로 전환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당 초선 6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로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자리에 함께한 초선 의원들은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초선의원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들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반성의 대상이 되는 것에 큰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반성과 비판을 넘어서자. 반성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 재창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초선 의원들에게 조언을 했다고 한다. 초선 의원들은 문 대통령에게 정책 제언을, 문 대통령은 초선 의원들에게 쓴 소리를 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약 1시간 15분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오기형, 고영인 의원. 윤창원 기자
초선 의원들 모임인 '더 민초'는 앞서 재보궐 선거 패배 직후 쇄신안을 내놓으며 성폭력 사태 등에 대한 자당의 대처를 반성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초선들 사이에선 "민주당의 오만과 무능, 내로남불과 위선이 다 어우러져 재보선 패배를 가져왔다"는 공감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초선 의원들의 이같은 반성 행보를 의식해 '초선들의 반성도 좋지만 다음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에둘러 표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초선 의원들 앞에서 '내로남불이나 실패 프레임'에서 벗어나자고 말한 데는 한편으로 섭섭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지만, 이외 분야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점을 초선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보인다.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 청와대 제공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백신 접종 속도,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 한미정상회담 성과, 미래 산업 혁신 성장, 권력기관 개혁 성과 등을 나열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읊은 것은 그만큼 초선 의원들에 대한 섭섭함을 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참석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우리가 부동산 의도했던 것만큼 반성과 성찰해야 된다.남은 시간 최선 다해야 한다"면서도 "정말 성공적인 정책 지표들도 굉장히 많이 있는데, 실패한 것들에 갇혀있지 말고 넘어서자"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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