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공군 부사관 '또다른 성추행 피해' 의혹…3명 추가 고소

직무유기와 강요미수, 군인등강제추행 혐의
관련 피의자 모두 4명…1명은 2일 구속된 장모 중사
1년 전 부대 파견나온 선배 부사관, 고인 강제추행 혐의
그날 밤 저녁 자리 연 노모 상사, 직무유기·강요미수 혐의
즉각 사건 보고 안 한 노모 준위는 고인 강제추행 혐의 추가
"유족 '고인은 죽어서도 군인'…검찰단 믿고 투명한 수사 이뤄지길"

유족측 김정환 변호사(가운데)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은폐의 중심에 있는 부사관들을 직무유기, 강요미수 등으로 추가 고소한다"며 "이 가운데 별 건의 강제추행 피해도 1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해 끝에 숨진 공군 부사관의 유족이 또다른 공군 간부 3명을 추가로 고소했다. 3월 2일 20전투비행단에서 벌어진 문제의 사건 이전 최소 2건의 추행이 더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숨진 A중사의 유족 측을 대리하는 김정환 변호사는 3일 오후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하러 들어가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직무유기와 강요미수,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모두 3명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현재 관련 피의자는 모두 4명이다. 1명은 문제의 사건 1년쯤 전 다른 부대에서 파견 나온 선배 공군 부사관으로, 당시 A중사를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또다른 1명은 노모 상사로, A중사는 그의 지인이 가게 개장 기념으로 연 저녁자리에 불려나갔다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상사는 이번 사건에서 A중사의 피해를 은폐하는 데 중심에 서 있던 부사관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외부인을 포함해 5명이 영외에 나가 회식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자 회유 등 2차 가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족 측은 그를 직무유기, 강요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또다른 1명은 A중사가 소속된 레이더반의 반장 노모 준위로, 그는 사건 다음날인 3월 3일 A중사와 저녁을 먹으며 그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9시 50분쯤 대대장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문제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또다른 시점에서 A중사를 추행한 의혹도 받고 있다. 유족 측은 그를 군인등강제추행, 직무유기와 강요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노 준위는) 보고 의무가 있는데 보고를 안 한 것이고, 직무유기 관련 추가 고소가 있을 수 있다"며 "급한 것부터 먼저 고소장을 제출했고, 국선변호인(군 법무관)을 포함해 추가적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차 가해에 대해 일단 수사 상황을 지켜보며 지휘부나 법무실 등에 대한 추가 고소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고소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일 오후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유가족들이 부사관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한형 기자
그러면서도 김 변호사는 군 외부에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가족의 입장은 고인이 죽어서도 군인이라는 생각이고, 군을 사랑했기에 이런 사건이 반복된다면 그때마다 민간이 들어올 수는 없다고 생각하신다"며 "당장은 국방부 검찰단을 믿고 수사가 투명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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