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도 신진 겨냥한 野 중진…맞대응 피한 채 '정책' 반격 이준석

국민의힘, 부산서 합동연설회…당권주자 격돌
이준석 돌풍에 나경원‧주호영 견제구 "분열 단초"‧"통합 원활해야"
이준석, PK '데이터센터' 유치 강조…의도적으로 맞대응 회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뛰어든 중량급 후보들이 2일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신진 돌풍'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향해 재차 견제구를 던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의도적으로 맞대응을 피한 채 부산‧경남(PK) 지역 '데이터센터' 유치 공약에 집중했다.

당 대표 본경선에 오른 5명의 후보들은 이날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차 합동연설회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당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예비경선에서부터 시작된 '이준석 돌풍'을 차단하기 위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등 중량급 주자들은 날을 세웠다.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주호영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 후보 중 첫 연설 주자로 나선 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당은 대선에서 '원샷 경선'으로 단일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자강론과 정시(定時) 버스론 등은 커다란 분열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와는 특별한 관계이고 또 다른 후보와는 악연이 겹쳐 있으면 안된다"며 "실제로 공정한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하게 보여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지난 1일 첫 TV토론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외부에 있는 대선주자들에 대한 상황을 고려하기 보다는 당내 경선 원칙에 따라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며 '자강론'에 무게를 실었다. 주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을 포함해 동시에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가져온 새로운 바람도 도움이 되지만 그 바람이 유익한 바람이 돼야 한다"며 "창문을 깨고 간판을 떨어뜨리는 폭풍은 후유증이 엄청나다"고 노골적으로 '이준석 돌풍'을 견제하기도 했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전날 토론에서 이 전 최고위원과 할당제‧혐오발언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인 후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이 야권 통합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내년까지 우리당은 대선을 정권교체 선거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정권심판의 적임자라고 하면 '저, 나경원'이 생각 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통합해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며 "저는 어떤 (대선) 후보와도 잘 지낸다. 모든 후보를 끌어 담아 반석 위에 올려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흩어진 대선 후보들을 모아 단일화 작업을 완수하기엔 부족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연일 중량급 후보들과 설전을 벌여온 이 전 최고위원은 직접적인 맞대응을 피했다. 대신 PK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공약에 집중했다.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최고위원은 "아직까지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후보도 있었지만 조경태 후보의 발제로 다른 후보들과 경제, 교육 등 여러 사회 제도에 대해 나눈 의견은 건설적이라고 평가한다"며 "저는 부‧울‧경이 새로운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K 지역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산업은 '데이터센터 유치'"라며 "IT 기업의 서비스들이 구동되고 수많은 데이터가 저장되는 서버들을 아파트처럼 모아놓은 공간인 데이터센터 설립에 PK가 최적의 입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력 환경이 안정돼 있고, 태평양 종단 광케이블의 허브인 이 지역은 모든 입지조건을 갖췄다"며 "당 대표가 되면 당을 혁신하고 정책적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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