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재용 사면 건의에 "국민들 공감하는 분 많다"

4대 그룹 대표들, 문 대통령과 오찬 회동에서 사면 건의
문 대통령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어"
지난달 기자회견서 "의견 듣고 판단하겠다"는 원칙론과 달리 긍정적 뉘앙스
삼성전자 등 기업들 한미정상회담 성과 뒷받침 한 데 대한 국민 평가 고려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를 받고 "고충을 이해한다"며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대한상의회장이기도 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건의에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어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달 10일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은 질의응답에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원칙적인 입장만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 많다"고 말해이 부회장 사면에 긍정적인 입장으로 굳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성과를 뒷받침한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한형 기자
이 부회장의 사면 건의는 4명 중 3명의 회장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처음 최 SK 회장이 '경제 5단체의 건의를 고려해달라'고 언급했고, 그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 이뤄질 수 있다"며 거들었다. 이후 대표들 사이에서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는 발언도 이어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사면 건의를 의미하는 것인가"라며 재확인 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기업 대표들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하던 중 '사면' 단어를 뺀 채 에둘러 사면 건의를 말해, 문 대통령이 재확인한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질문에 최 회장은 '사면 질문'이라고 건의를 명확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최태원 SK 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대표들에게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투자 계획을 발표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있어 4대그룹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이어 "한미정상회담 성과는 그 어느 때보다 풍부했다"며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분야에서 도움을 주는 동반자적 관계가 됐고 그 과정에서 4대그룹 기여 컸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