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지브리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아야와 마녀'는 미스터리한 마법 저택에 발을 들인 10살 말괄량이 소녀의 판타지 어드벤처를 담은 작품이다.
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다이애나 윈 존스의 '이어위그와 마녀'를 원작으로 하며, 지브리 최초 풀 3D CG로 제작됐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야는 그동안 보아온 착하고 다정한 지브리 주인공들과 달리 친구들 사이에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아야는 어른들 앞에서도 절대 기죽는 법이 없는 캐릭터다. 스스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뿐만 아니라, 그것을 얻어내는 데 있어 영리하고 주저하지 않는다.
미야자키 감독은 "원작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주인공 아야"라며 "아야는 스테레오 타입의 착한 아이가 아니라 사람을 조정해서 본인의 바람을 이루려는 굉장히 힘 있는 아이다.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는 노인층이 많아지고 아이들은 줄어들고 있다.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 나오게 됐을 때는 부양해야 하는 노인이 많아지며 젊은 층이 힘든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며 "아야 역시 어른 두 명을 상대해야 하는, 어찌 보면 지금의 어린이들과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바라는 게 있다면 어른을 조정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뿐 아니라 많은 영화 팬과 스튜디오 지브리 팬이 '아야와 마녀'에 관심을 갖는 지점 중 하나는 바로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과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기존 작품에 담은 적 없는 당당한 매력이 돋보이는 신선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전하는 만큼 제작 역시 새로운 방식인 풀 3D CG로 결정했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역시 이를 지지했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산적의 딸 로냐'를 외부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바 있는데, 그 이후 지브리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CG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3D가 큰 도전이었지만, 내게는 굉장히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의외일지 몰라도 지브리 안에는 보수적인 면과 혁신적인 면을 다 갖고 있다"며 "나는 앞으로도 아마 3D 기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지브리 역시 3D와 2D 두 가지 다 작업해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야와 마녀'가 완성된 후 지브리 내에서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한다. 또한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아버지이자 세계적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CG 기술이 멋지게 구현되어 만족스럽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이번 작업의 의의라고 한다면,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가장 크다"며 "숙제라고 말한다면 앞으로 가능성을 어떻게 넓혀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번에 하면서 충분하지 못했던 제작 시스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3D든 2D든 지브리 작품이라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며 "어느 쪽이든 지브리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풀 3D CG '아야와 마녀'는 오는 10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