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참여연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적폐본)는 2일 오전 11시 부산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엘시티 봐주기 수사에 대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엘시티 비리는 각종 로비를 통해 특혜와 불법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극히 일부만 처벌을 받았다"며 "그 결과 엘시티 특혜와 비리는 수시로 소환되고 있고, 유사한 각종 난개발은 부산 곳곳에서 진행돼 시민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엘시티 사업이 특혜와 비리로 얼룩진 핵심 이유는 로비였고, 특혜분양도 로비의 여러 수단 중 하나였음이 최근 쟁점화됐다"며 "특별공급분 사전 분양도 이영복 회장이 유죄로 확정되면서 로비로 이용됐을 거라는 의심은 합리적 의심이 됐지만,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소시효를 불과 몇 시간 남겨 두고 불기소 처분을 통지했다"고 꼬집었다.
적폐본은 "이에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3월 18일 엘시티 특혜비리 사건을 부실 수사한 검찰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로 고발했지만, 공수처는 아무런 응답이 없으며 국민 기대를 저버린 수사만 하고 있다"며 "공수처는 검찰이나 권력을 남용한 고위공직자 수사가 아니라, 정쟁이 되거나 언론이 주목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1~4호 수사 대상을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가 수사해야 할 사건이 차고 넘칠 텐데 기소권도 없는 정쟁거리에 불과한 사건을 1호 수사 대상으로 정한 것은 본래 취지와 역할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촛불 민심과 국민의 요구로 탄생한 공수처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사건에 집중한다면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경찰이 현재 진행 중인 엘시티 관련 의혹 수사도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라도 공수처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부산경찰청에서 엘시티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매우 지지부진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대상자들이 조사에 응하지도 않고 있다고 하며, 문제의 핵심인 계좌추적을 제대로 했는지를 물어도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몇 차례나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경찰의 엘시티 수사가 제대로 안 될 거라는 우려가 크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경찰 수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라도 공수처는 검찰의 '엘시티 무마 수사'에 대해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시티를 둘러싼 비리 의혹은 지난 3월 국회의원과 장관, 검사장 등 전·현직 고위공직자와 유명 기업인 등 유력인사 100여명의 명단이 담긴 '특혜분양 리스트'가 나오면서 또다시 불거졌다.
부산경찰청이 이와 관련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검찰이 비리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않아 또다시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2017년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사와 지휘부 등을 공수처에 고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