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은 지난 4월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A(70대)씨 소지품에서 검출된 남녀 2명의 DNA와 수사대상자 360여명의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360명의 구강에서 채취한 DNA를 대조한 결과 대부분 불일치로 나타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이 확보한 DNA가 '조각 DNA'이다 보니 경찰이 보관하는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에 돌려 볼 수는 없어 특정 용의자가 나타나면 해당 DNA와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의 수사 대상자는 지금까지 600여 명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 500여 가구가 살고 있고, 20여명의 경작자가 있다.
이 중 180여명이 선원들로, 출항한 선원들과 연락이 닿는 것이 쉽지 않아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인근 지역을 포함해 110가구나 이사를 가,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경찰은 수사대상자 600여 명 중 A씨와 원한 관계가 있는 10여명과 주변 전과자 등 30~40명 중에 유력 용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시민제보도 많지 않아 DNA 대조작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대상자들로 인해 수사 한계를 마주하는 것도 경찰의 현 상황이다.
경찰은 그동안 13개 팀 형사 70여명을 동원해 탐문 수사에 더해 폐쇄회로(CC)TV 90여개와 A씨 통화·계좌 내역 등을 분석했지만 용의자를 지목하지 못하고 있어, CCTV 3차 재분석에 들어갔다.
또 A씨의 소지품을 강원도에 있는 국과수 본원에 보내 정밀 검사를 재의뢰한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사건 발생 두 달째가 접어들면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담당 경찰은 "장기 미제는 통상 수사 기간이 1년이 넘길 때를 의미한다"면서 "마산 무학산 살인사건 용의자가 6개월 만에 검거됐고, 시약산 사건은 발생한 지 두 달인 데다 아직 피해자 소지품에서 검출된 DNA와 대조할 시료가 있어 장기 미제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경찰청에는 2010년 부산진구 모텔 살인사건 이후 미제 사건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