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지난 1일 "한국영화공로상은 해외 영화계에 한국 영화를 소개해 세계화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지만, 올해는 한국 영화산업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고 이춘연 이사장의 업적을 높이 사 예외적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1일 별세한 고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자 제작사 씨네2000 대표는 한국 영화계의 맏형이라 불렸다. 그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지독한 사랑' '3인조' '미술관 옆 동물원' '인터뷰' '더 테러 라이브', 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여고괴담' 시리즈 등 국내 굵직한 작품들을 기획·제작하며 걸출한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를 배출해냈다.
이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될 때부터 한국 영화계와 부산국제영화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며,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이후 정치적 탄압을 받는 동안 영화단체연대회의를 이끌며 영화제를 지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이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국내 크고 작은 영화제에 참여한 것은 물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스크린쿼터감시단 공동위원장,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계 현안에 앞장서 목소리를 내는 등 한국 영화인들 간의 연대를 도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고 이춘연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은인"이라며 "특히 '다이빙벨' 상영 뒤에 벌어진 정권의 탄압과 싸우는 과정에서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영화계를 불러 모으며 큰 힘이 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고 이춘연 이사장은 1997년부터 1998년, 2006년, 2008년~2016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6년 중반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사로서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
시상은 오는 10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