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 100 기준)으로 지난해 5월 104.71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3%를 기록하며 2018년 11월 2.0% 이후 2년 5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는데 지난달에는 상승 폭이 더 커졌다.
2.6%는 2012년 4월 역시 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지난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은 석유류와 농축산물이 주도했다.
국제유가 강세 영향이 큰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5월 대비 무려 23.3%나 올랐는데 이는 2008년 8월 27.8% 이후 1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석유류 23.3%25↑, 12년 9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LPG 가격 상승률은 각각 23.0%와 25.7% 그리고 24.5%로 나타났다.
농축산물도 지난해 긴 장마와 잦은 태풍에 따른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은 지난해 5월보다 각각 16.6%와 10.2% 올랐는데 파는 130.5% 폭등했고 달걀도 45.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마늘과 고춧가루도 각각 53.0%와 35.3%로 상승 폭이 컸고 쌀은 14.0%, 국산 쇠고기 는 9.4%, 돼지고기는 6.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업제품 가격까지 3.1%나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키웠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 3.1%는 2012년 5월 3.5%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집세 또한 지난달 1.3%(전세 1.8%, 월세 0.8%) 오르며 전달인 4월 1.2%(전세 1.6%, 월세 0.7%)보다 상승 폭이 다소 키웠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 0.6%, 2월 1.1%, 3월 1.5%, 4월 2.3%에 이어 지난달에는 2.6%로 확대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 가격 변동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3%에 그쳤지만, 2월 1.2%, 3월 1.5%로 높아지더니 4월 2.8%로 한층 커졌고 지난달에는 3%를 넘어 3.3%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해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가면서 공급 충격 해소, 물가 상승 압력 완화"
그러나 당국은 최근 2%를 넘는 상승률은 지난해 물가가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등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이억원 제1차관은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올해 들어 나타난 물가 상승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억원 차관은 "이달도 지난해 6월 물가 상승률이 0%였던 기저효과가 유지되면서 2%대 상승률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충격이 해소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할 것"이라고 이 차관은 설명했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다음 달까지는 2%대 상승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어운선 심의관은 봄 파 등 햇상품 출하로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과 국제유가 상승 폭이 더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기관 전망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