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변호인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처음부터 첫 번째, 두 번째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며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던 점을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피해자 A씨가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토킹하다가 지난 3월 23일 A씨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종이 상자를 미리 준비한 뒤 A씨 집에 물품 배송을 온 것처럼 꾸며 현관문을 두드리고 숨어있었다. A씨의 여동생이 배송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려 문을 열자 위협하면서 집 안으로 침입한 뒤 살해했다.
그는 범행 후 집 안에서 기다리다가 같은 날 오후 10시 6분쯤 귀가한 A씨의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이후 오후 11시 30분쯤 집에 돌아온 A씨마저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 후 A씨의 집에 있는 컴퓨터에 접속하고,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차례 접속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본 뒤 대화 내용과 친구 목록 등을 삭제했다.
이날 법정에 온 피해자 유족 측은 "사람 3명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며 "인간도 아니고 인간 쓰레기조차 아니다"라며 엄벌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10년, 20년, 30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김씨는 재판부에 총 4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유족 측은 피고인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
검찰은 김씨에게 살인·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월 27일 구속 기소했다. 김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