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1일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9)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8시쯤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83)의 얼굴과 복부 등을 주먹으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년 전부터 편집 조현병으로 정신과 입원 치료 및 약물 치료를 받던 중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정기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물을 복용하며 가족들 보살핌 아래 살아왔으나 범행 당시 코로나19로 입원 치료가 지연돼 정신질환이 심각해졌다"며 "정신과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사고와 의식 회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1월 25~26일 아버지(79)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사건 전날 밤 노원구에 있는 아버지의 집에 와서 함께 술을 마셨으며, 숨진 아버지의 몸에는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유족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으며 피고인 자신도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유리한 사항이 많지만, 생명 침해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고령의 부친을 상대로 범행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형 선고가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