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직 줄사퇴 속 김오수 취임…이성윤 후임 주목

이정수 검찰국장·심재철 남부지검장 등 유력

김오수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주 이례적으로 '인사 적체'를 거론하면서 고검장급의 사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이 1일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당시 검찰 인사를 두고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모두 갈등을 빚었던 가운데, 김 총장은 다른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김 총장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재가하면서, 김 총장은 이날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김 총장이 임명과 동시에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사안은 검찰 인사다. 김 총장은 이르면 이번주 중 박 장관을 만나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박 장관은 이를 참고해 곧바로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아직 김 총장이 임명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지난주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고검장급 용퇴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조상철(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장과 오인서(23기) 수원고검장, 고흥(24기) 인천지검장 등이 연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박 장관이 이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주요 고위 간부 보직에 대한 인사안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김 총장이 검찰 내부의 입장을 대변할지 주목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무마 의혹으로 기소됐을 당시 보직에서 물러났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 지검장이 자리를 지킨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피고인 수사기관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 지검장의 후임으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 이른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호명되고 있어 정권비리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우려도 크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김 차관 역시 정치적 중립성 문제로 비판을 받았지만 검찰총장이 된 이상 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윤 전 총장처럼 강하게 입장을 드러내진 않겠지만 내부 기강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사퇴를 비롯해 현재 서울·수원·대구고검이 공석이 됐고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고검 차장 등 검사장급 공석도 상당수다. 법무부와 검찰 고위직 공석이 늘어 중간간부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총장이 주요 사건 수사팀의 인사이동을 최대한 방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검찰의 한 중간간부는 "신임 총장이 후보 내정 직후부터 최우선 과제로 '조직 안정'을 언급했다"며 "당장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에 대한 대응과 더불어 '월성 원전' 수사와 본인도 연루된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마무리부터 진정성을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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