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A씨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변호사는 A4용지 22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유족의 이번 입장문에 대해 A씨 측의 입장은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저희 법무법인이 독자적으로 일부 해명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면서 "유족이 요청하는 대부분을 경찰이 이미 수사했으며, 이를 유족에게 알리는 것은 경찰이 해야 할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은 실체적·객관적 진실 발견이 오직 A씨 측에 달려있다는 전제하에 여러 의혹을 제기하면서 추가로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유족의 절박한 심정을 전혀 납득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책임이 오로지 A씨 측에게 있음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지나치게 결과론적인 억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의혹을 제기하고 싶었다면 공개적이 아니라 경찰에 직접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 합당하다"며 "이미 경찰에 같은 내용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요청해왔고, 경찰은 이에 부응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대로 수사했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춰보건대 A씨가 겪은 기억장애 및 만취상태에서의 움직임 등이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블랙아웃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라는 주장들이 있으나 기억장애 증세를 증명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본질적으로는 블랙아웃이 있었다는 것과 고인이 사망한 것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며 "마치 A씨가 술에 취해 사고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곧 A씨가 고인의 사망에 뭔가 기여한 것에 대한 증거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일부의 주장을 보면 당혹스러움을 금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씨가 부모님과 한강공원에 손씨를 찾으러 갔을 때 바로 술 마시던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엇던 것은 '자리를 잡을 때'가 블랙아웃 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그 전의 일은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기에 차량으로 이동하던 당시 A씨가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을 가리켰고, 이에 A씨와 A씨의 아버지가 차량에서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부분은 '24일 오후 11시 14분 이후부터 25일 오전 6시 10분까지의 기억은 거의 없다'는 설명과는 일부 배치된다.
정 변호사는 "A씨 아버지가 한강공원 안쪽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었는데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공원에서 강까지의 거리가 가까워 위험해보였기 때문에 놀라 강쪽을 보게 됐다"며 "강비탈 아래쪽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공간이 있어 혹시라도 고인이 그쪽에 누워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내려가 천천히 이동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유족의 주장과 달리 A씨는 고인의 어머니의 전화를 한 차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A씨 기억이 없어서 위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알지 못하나 추측컨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고인의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고 고인의 어머니와 만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신발에 이어 티셔츠를 버린 경위도 설명했다. 티셔츠는 2장에 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에서 토사물까지 묻어 버렸다고 한다. 애초 티셔츠 버린 부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당시 언론에서 신발을 버린 경위에 대해서만 문제삼고 있어 단순히 이에 한정해 해명한 것일 뿐, 제기되지 않은 의혹을 해명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실종 이후 손씨를 찾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실종 다음 날인 26일과 27일 사이에 A씨 아버지가 손씨 어머니에게 '전단지 배포' 등을 언급하면서 손씨를 찾는 일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오히려 손씨 측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고인의 어머니는 '요새는 인터넷 등을 활용해 찾는 것이 중심이고 밖으로 나갈 일이 별로 없으니 괜찮다'며 부드럽게 거절했다"며 "이후 고인의 유족이 A씨와 그의 부모를 의심하는 태도를 보이고, 블로그에서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A씨를 의심하는 댓글 등에 다소간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기에 고인을 찾는 데 참여하려 해도 거절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조문의 경우에도 A씨는 처음부터 가고 싶어 했으나 A씨를 의심하는 사람들과 돌발적인 상황이 생길 가능성으로 인해 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A씨는 고인의 조문을 원했던 마음이 워낙 간절해 긴 논의 끝에 최대한 사람이 없을 시간을 골라 A씨와 그의 부모, A씨 작은아버지 총 4인이 조문을 갔던 것"이라며 "조문이 늦어진 데에는 이런 사정이 있었던 것이고, 인터뷰 기사를 보고나서야 조문을 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실종 다음 날 A씨와 손씨 유가족의 만남이 이뤄졌을 때, 손씨의 자살·가출 등의 가능성을 먼저 언급한 것은 '손씨의 부모'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대화 도중 고인의 부모님은 고인의 가출 가능성을 먼저 언급하면서 A씨에게 '부모는 모르고 친구만 알 수 있는 고인의 고민 같은 것을 혹시 알고 있느냐'라며 거듭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A씨는 질문에 답하는 차원에서 당시 고인이 힘들어 했던 부분들, 가족·학업·고인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 등 자신이 고인으로부터 들은 고민을 말했던 것"이라며 "A씨가 고인의 자살 또는 가출의 가능성에 대해 먼저 암시한 일이 전혀 없다. 다만 고인의 아버지가 대화 도중 눈물을 흘리시기에 이를 위로하기 위해 '고인이 꼭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사실은 있다"고 덧붙였다.
술 마실 장소를 한강공원으로 제안한 것도 손씨였다고 지적했다. A씨는 한강공원보다는 다른 친구의 집에 가기를 원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이후 손씨에게 갈 장소를 정해달라고 카톡을 보냈다고 한다. 이후 둘이 만나서 A씨는 본인의 집에서 마시자고 한번 더 얘기했으나, 손씨가 더 가까운 반포한강공원에서 마시자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A씨 아버지가 3시 37분 전화를 받고 나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잠을 자다가 새벽 3시 37분에 술에 만취한 아들로부터 횡설수설하는 느낌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곧바로 데리러 가지 않으면 비상식적인 행동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당시 통화시간은 1분 57초에 불과했는데, 그 짧은 시간 위급하거나 심각한 사건·사고를 상의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지난 입장문에서 근거 없는 억측과 의혹 제기, 허위사실유포 및 모욕, 신상털기 등 각종 위법행위를 멈춰 달라고 간곡히 요청 드린 바 있음에도 위법행위들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인터넷에 올려놓은 허위사실, 근거 없는 의혹제기, 모욕, 신상정보 등과 관련한 글들을 모두 삭제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와 그의 부모, 이제는 다른 가족까지도 평생 지워지지 않는 디지털 지문으로 남아 마치 범죄자나 그 가족인 양 낙인찍힘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