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는 비가 장맛비? 아직은 아니다"[뉴스업]

일본은 이미 장마 시작…우리는 아직 아냐
지난해 장맛비 54일…올해는 그리 길지 않아
올여름 더위? 2018년 만큼은 아닐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김종대> 요즘 주변 사람들 만나면 날씨가 이상하다 이런 얘기 많이 들립니다. 4월에 금방 여름이 올 것처럼 덥더니 5월에는 또 비가 오고 기온도 오락가락하고 도대체 왜 이런가. 올여름 날씨 어떨지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반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반기성> 안녕하세요.

◇ 김종대> 오늘 비가 많이 왔어요. 벌써 장마 시작되는 거 아니냐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반기성> 오늘 비가 내린 건 장마는 아니고요. 북쪽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내린 비입니다. 올해 이제 5월 11일에 일본 기상청이 65년 만에 장마가 빨리 시작되었다고 선언하면서 우리나라도 장마가 시작한 거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좀 일찍 확장한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일본 같은 경우에 해양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 사이에 위치한 정체전선, 즉 장마가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대륙 쪽 기단 영향으로 장마가 시작되는 건 아닙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는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1.5.27 ondol@yna.co.kr 연합뉴스

◇ 김종대> 그렇군요. 장마도 아닌데 비가 이렇게 자주 오는 이유는 뭘까요?

◆ 반기성> 올해 5월에 진짜 비가 많이 내렸죠. 총 강수일수가 18일로 평년 강수일수 8. 1일보다 열흘이나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린 것은 5월에 접어들면서 중국 동쪽지역 상공에 아주 강한 저기압이 위치하면서 정체해 있었습니다. 이런 기압 패턴에서 북쪽에 찬공기가 지속적으로, 주기적으로 내려옵니다. 아주 짧은 단타형태로 기압골이 북서쪽에서 하루나 이틀 주기로 계속 지나가면서 비가 지금 자주 내리고 있는 것이죠.

◇ 김종대> 일본은 이달 11일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이미 선언을 했어요.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다 이랬는데 정말 이건 이상기후 아닙니까?


◆ 반기성> 그렇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이상기후를 많이 만들어내죠. 작년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아시아지역에 이상폭우, 이건 정상성이 사라진 비정상성의 장마 패턴이었죠. 올해 일본이 이례적으로 장마가 일찍 시작을 했고 중국 남부지방도 엄청난 물난리 겪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어찌 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확장해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정말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그런 형태라고 봅니다.

◇ 김종대> 그러면 우리 본격 장마는 올해 언제쯤 시작으로 예상하십니까?


◆ 반기성> 일단 이번 달이죠. 24일에 기상청이 여름 기상 전망을 발표를 했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장마의 시작과 끝, 폭염 정도 등 상세한 예보를 해 왔어요. 그런데 올해는 그냥 매달 발표하는 3개월 전망만 발표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도대체 언제 장마가 시작하고 끝나고 폭염이 정말 얼마나 더우냐 이걸 우리가 알 수는 없는데 일단 강수량 예보를 보면 6월에 비가 많이 내리고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한 정도의 비를 예상을 했어요. 그렇다면 이 자료를 갖고 본다면 장마가 평년보다 약간 일찍 시작한 것은 아닌가 추정은 되는데 일단 제가 일하고 있는 케이웨더에서는 올여름 장마는 제주와 남해안 측으로는 평년보다 한 3~4일 빠른 한 6월 16일 전후, 중부지방은 평년과 비슷한 6월 25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참 요즘 이상기후다 보니까 예측도 점점 어려워지실 것 같은데요. 얼마나 또 길게 가느냐가 문제예요. 작년에 54일이었거든요. 올해 이거 깨질 가능성 없습니까?

◆ 반기성> 작년에는 정말 최악이었죠. 장마 기간도 길었고 강수량도 최악이었는데 사실 그 이전 6년 동안을 보면 장마다운 장마가 없었거든요. 마른 장마, 늦장마 또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습니다. 일단 케이웨더 예보로서는 올해는 평년보다는 많은 비가 내릴 거라고 봐요. 그러나 작년만큼 많은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요. 일단 장마가 끝난 8월에도 국지적인 게릴라성 호우는 몇 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종대> 말씀대로라면 올해도 긴 장마 이런 것도 좀 각오는 해야 될 것 같아요.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더울까요?

◆ 반기성> 일단 기상청은 여름 기상전망에서는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고 8월은 더울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가장 더웠던 게 2018년이죠. 이때보다는 덥지 않은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케이웨더는 상당히 더우면서도 열대야가 많이 발생했던 2013년 여름과 비슷하지 않겠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서울 한 낮 최고 기온이 29도를 기록하며 초여름 날씨를 나타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도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한형 기자

◇ 김종대> 그렇군요. 그렇게 예측은 하십니다마는 우리나라에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 점점 커지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반기성> 그렇습니다. 이제는 예전의 패턴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작년처럼 대기 상층에 한랭공기가 내려와서 정체해서 장마가 길어지거나 혹은 그 반대로 상승온난공기가 만약 우리나라 상공에 위치하게 되면 호우라든가 폭염 이런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이상기후에 단단히 대비해야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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