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전철화 사업 순천 도심 통과 논란…노선 변경 '쟁점'

[백 년을 가늠하는 철도사업…경전선 논란 해법은②]
도심관통하는 노선 놓고 순천시-국토부 '갈등'
순천시 "소음·교통체증 등 생활피해 커 노선 변경 강력 요구"
국토부 "계획 변경시 경제적 비용 발생…확정은 아냐"

※100년을 가늠할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뒤늦은 '노선 변경'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기본계획안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순천 지역사회는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CBS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추진된 상황을 살펴보고, 경전선 전철화 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되기 전에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방안이 무엇인지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경전선 전철화 사업 어디까지 왔나
②경전선 전철화 사업 순천 도심 통과 논란…노선 변경 '쟁점'
(계속)
국토부 추진노선과 순천시가 요구하는 변경 노선도. 순천시 제공
이르면 다음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는 경전선 광주 송정-순천 구간 단선 전철 사업은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노선으로 진행되고 있다. 순천역을 거점역으로 도심을 가로질러 보성역, 광주 송정역에 다다르는 노선이다.

이와 관련해 철도가 도심을 가로지르면 철도 운행횟수 증가, 소음과 진동, 고압전철 구조물 설치 등 여러 사유로 인해 철도망 영향권에 있는 시민 생활에 적지않은 피해 예측이 나왔다.

국토부 계획대로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진행되면 평면교차로 10개소에 걸쳐 기존 하루 6회에서 46회로 열차 운행횟수가 증가해 30분에 한 대 이상 고속열차가 도심을 관통한다.


이에 따라 도심 내 일반 차량의 통행 불편이 가중되고, 별량면, 도사동, 남제동, 장천동 등 철도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철도 분진 및 소음피해와 교통사고도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난다는 얘기다. 순천시가 우회 노선 또는 지하로 다니도록 지중화를 요구하는 근거다.

순천시는 벌교역에서부터 시 외곽으로 우회해 서면 전라선으로 연결되는 노선의 우회나 철도 노선의 지중화를 주장하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은 지난 2월 입장문을 통해 "철도 노선을 시 외곽으로 변경한다면 예상되는 피해는 물론 기존의 도심 소음, 교통사고, 교통체증 등 여러 불편 사항까지도 해소할 수 있다"며 "도심을 가르던 기존 철도 노선은 도심 속 정원, 도로, 주차장 등 도시 기반시설로 활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도 노선을 지중화하면 많은 예산과 시간이 들겠지만, 도심 생활권이 더욱 안전해지고, 기존 철도 노선은 녹지대 확충 등 도시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경우 사업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조기 착공도 어려워질 수 있어 '사업 무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월 국토부 주최로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 공청회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순천역을 벗어나는 것은 상위 계획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철도망 계획에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기준점이 달라지면 예비타당성 검사를 다시 해야 하고 사업비가 너무 높아진다"고 답했다.

이어 "예타와 똑같은 과정을 거치면 경제성이 안 나와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계획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노선 지중화에 따른 추가 건설 비용이 3500억~5천억 원 정도가 소요되며 우회 노선을 만드는데는 7천억 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천시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예산 1조 7천억 원을 초과하는 데다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에 맞지 않아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토부는 광주~순천 구간 노선 변경은 순천시의 예비타당성 검사 결과에 따라 이번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아닌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하는게 맞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본계획 고시 이후 설계 단계라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순천의 요구를 반영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본계획 고시가 됐다고 해서 사업의 모든게 결정하는게 아니라 이후 설계 단계가 있고 이 과정이 3년이 걸리기 때문에 반영할 여지가 더 있다"며 "3년 간 세부적인 부분들을 들여다보고 논의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노선 등이 확정됐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답했다.

순천시는 이번 경전선 전철화사업 광주~순천 구간에 지역사회의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노선이 변경되도록 대안 도출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강력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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