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김지희 PD, 구성 : 윤다조 작가
■ 진행 : 김희송 5.18연구교수
■ 방송 일자 : 5월 26일 수요일
[다음은 서대석 서구청장 인터뷰 전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서대석>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서대석> 우리 광주 시민들도 잘 모르는 부분일 수 있을 겁니다. 광천동 시민아파트는 한국 전쟁 이후에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천막, 판자촌 일대에 들어선 3층짜리 3개 동 180여 세대의 아파트인데요. 1969년에 지어진 광주 최초의 연립주택입니다. 한 가구당 약 십여 평 정도 되는 공간인데요. 두 개의 방하고 부엌을 겸한 통로가 있고 세면실과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건축학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아파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희송> 최초의 연립주택인데요. 이 아파트가 또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이었죠? 특히 구청장님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소개해주신다면요?
◆서대석> 그때 우리 광주에 광천공단이 유일하게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 광천터미널이나 신세계백화점 일대가 다 광천공단이었는데요. 그 공단에 다녔던 노동자들과 도시 빈민들이 살던 광천시민아파트인데, 거기에 1978년에 최초의 노동야학인 들불야학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저는 1979년 대학 1학년 때 들불야학에 동참하게 됐고요. '3기 강학'으로 활동도 했었고, 대학 2학년 때인 1980년에는 5.18이 발발해서 그때 시민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투사회보 제작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김희송> 네. 광천시민아파트에서는 5.18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가 거주했고, 박영준 열사도 함께 이곳에서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런 5.18 민중항쟁의 흔적이 살아있는 역사적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서대석> 광천동 재개발사업은 2012년에 시작됩니다. 지금으로부터 한 14~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요.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 구역을 정할 때 시민아파트도 포함이 됐습니다. 시민아파트가 사유재산이다 보니 재개발사업과 맞물려서 철거를 결정하게 됐고, 우리 행정에서는 사유재산에 대한 처분에 개입할 수도 없고, 또 개입해서도 안 되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시민들의 보존에 대한 일정한 요구도 있었지만, 그것을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던 찰나에 어제와 같은 협약식을 하게 됐습니다.
◇김희송> 어떻게 보면 광천시민아파트를 철거하고 그곳에 또 다른 시설물이 들어왔을 때 수익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재개발을 바라는 재개발조합 측을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광천 시민아파트 보존의 합의 과정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서대석> 재개발조합 측에, 특히 조합원들에게 재산상의 큰 손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큰 원칙이 있었고요. 시민아파트를 보존하는 만큼 거기에 상응하는, 용적률을 높여주는 등의 대체 방안을 우리가 제시했습니다. 또 하나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시민아파트가 보존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광천동 재개발로 이뤄지는 아파트 재산상의 가치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서 조합원들을 설득해달라고 조합 측에 제출했습니다. 또 이것을 보존하게 될 경우 조합원들은 2~3년 정도 사업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행정적으로 원스톱으로 빠르게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조합원 측과 일정하게 합의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희송> 재개발조합과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고, 어제는 광주시청에서 광천시민아파트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도 함께 체결했는데요. 협약을 통해서 어떤 부분들이 약속됐습니까?
◆서대석>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청과 서구청, 재개발조합, 광주 천주교대교구 이렇게 4자간 협의를 했는데요. 큰 원론적인 부분에 있어서 합의했고,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4개 기관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그때그때 논의해갈 예정입니다.
◇김희송> 광천시민아파트가 총 3동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나동'을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나동'을 보존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서대석> 시민아파트가 그때 당시 저희가 살 때는 'A동', 'B동', 'C동' 이렇게 있었습니다. 지금은 '가동', '나동', '다동' 이렇게 돼 있는데, '가동'은 김영철 열사님, 박용준 열사님, 박관열 열사님이 거주했던 공간이고요. '나동'은 윤상원 열사님이 거주했던 공간이고, '다동'은 당시 들불야학 학당이 있었던 공간입니다. 그래서 3개의 동이 다 의미가 있는 공간이라 원래 시민의 바람은 3개의 동을 다 보존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러기에는 재개발조합 측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고 구조상으로 봤을 때 '나동'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게 돼 있어서, 이곳을 보존하게 됐습니다. 특별히 윤상원 열사님이 거주했던 공간이니 나동을 보존하자는 것은 아니었고요. 조합에서 그려온 정비사업 틀로 보면 '나동'을 보존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어서 '나동'을 보존하게 됐고 우연하게도 윤상원 열사가 사셨던 공간이어서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희송> 가, 나, 다동 세 동을 다 보존하면 좋았겠지만, 사업의 측면에서 불가피하게 하나의 동을 선택해야 했고, 그래서 '나동'을 보존하기로 했다는 말씀인데요.
◆서대석> 네, 그렇습니다.
◇김희송> 그리고 어제 협약식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이 천주교 광주대교부가 4자 협의의 주체로 참여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민아파트뿐만 아니라 '광천동 성당 교리실 복원'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하던데,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 다면요?
◆서대석> 원래 광천동 들불야학이 광천성당의 안드레아 교육관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가 도로계획선이 확정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여있었습니다. 당시 김희중 대주교님께서 다 철거하면 안 된다, 보존하자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철거하게 됐고 철거 때 그럼 그 출입구만이라도, 벽면이라도 살려놓자고 해서 지금은 안드레아 교육관 벽면만 남아있습니다. 작년에 광천동성당 설립 50주년이 됐을 때 제가 대주교님을 뵙고 말씀드렸더니 대주교님께서 나중에 성당도 재개발과 관련해서 신축하게 되고, 신축할 때 들불야학 학당은 원형을 복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이 기회에 김희중 대주교님을 비롯한 천주교 관계자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희송> 결국 시민아파트도 보존되고 도로 개설 과정에서 철거됐던 성당, 들불야학당도 복원되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결정, 언제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건가요?
◆서대석> 마무리는 재개발조합의 총회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마 재개발조합 측은 오는 9월 중에 총회를 열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에, 아까 말씀드렸듯 재산상의 불이익이 전혀 없고, 사업 기간도 더 늦어지지 않도록 행정적 절차를 빠른 속도로 처리해주겠다는 약속도 충분히 하면서 조합원들을 잘 설득해 9월 총회에서 무사히 합의되고 나면 구체적으로 복원이 확정될 것 같습니다.
◇김희송> 최종 합의 후에 광천시민아파트는 어떤 방식으로 보존될 예정입니까?
◆서대석> 아직 구체적으로 거기까지는 논의하지 않았고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시나 우리 구, 재개발조합, 천주교 측, 또 이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몇 번 의견을 내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의견도 듣고, 시민의 의견도 듣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서 정말로 5월의 정신이 잘 계승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보존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 건물이 노후해, 있는 그대로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안전 진단을 해서 어떤 방식으로 리모델링해서 보존할 것인지를 다음에 검토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희송>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을 보존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인데요. 서구청은 이후에도 어떤 노력을 이어갈 계획인가요?
◆서대석>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데 하나하나 일을 풀어갈 때 시민의 의견, 또 재개발조합 측 조합원들의 의견들도 잘 수렴해 가면서 이것이 어떻게 보존되는 것이 광주 시민들에게, 또 5월 정신과 들불 정신을 계승하는 데 바람직할 것인지를 늘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가면서 공간을 조성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희송>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서대석> 고맙습니다.
◇김희송> 지금까지 서대석 서구청장과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