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는 시민 200여명이 모여 손씨를 추모했다.
손씨 추모 행사는 이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의견이 모여 이뤄졌다. 각각 개인 자격으로 모인 만큼 따로 사전 집회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묵념을 하고, 손씨 사진을 어루만지는 등 슬픔을 나눴다.
검은 옷을 입은 한 여성은 손수건으로 연신 손씨 사진을 닦으며 눈물을 흘렸다. 강원도에서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는 그는 "정민아 진실을 꼭 밝혀줄게"라며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70대 여성 김모씨는 "지난주 일요일 비오는 날도 왔었다"며 "내 자식 같고 손자 같고 혼자 운다. 부모가 회사 다니며 아들을 열심히 키웠는데, 어떻게 살까"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민들이 몰리면서 충돌이나 방역수칙 위반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은 250명 정도의 경력을 인근 기동대 버스 등에 배치했다. 30여명의 경력은 현장에서 직접 안전 관리를 했다.
시민들은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과 언론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40대 여성 김모씨는 "여기서 낚시하는 사람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경찰이 실족사라 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타살인데, 어떤 사람이 가담했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한 지상파 방송사 카메라 기자 등을 향해 "추모하는 시민을 그대로 보도하지 않고 감염병예방법 위반했다는 식으로 편파 방송을 할 것"이라며 "나가라"고 외쳐 한때 소란이 일었다.
한 유튜버는 현장에서 "경찰이 이곳에 평화롭게 온 시민들을 진압하려 왔다"며 "여러분의 성원으로, 추천을 부탁드린다"라고 방송을 이어갔다.
한편 경찰은 손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사건 당시인 지난달 25일 새벽 4시 40분쯤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으로부터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그의 신원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상태다.
손정민씨 부친 손현씨는 자신의 SNS을 통해 "속절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의혹에 비해 소득없는 진행은 우리를 초조하게 한다"며 "상황은 빨리 모종의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한다. 야속하기만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