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그레고리 추기경을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면담 이후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축복 기도를 부탁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로, 세례명은 '디모테오'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 이후 한국 역사상 두번째 가톨릭 신자인 대통령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에 이어 미 역사상 두 번째 카톨릭 신자 대통령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추기경으로 임명되면서 그는 "인종 간 화해가 필요하다는 의식이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고,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끔찍한 폭력이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한국의 가톨릭 신도들이, 특히 신부님이나 주교님들이 이번에 제가 순방을 가게 되면 그레고리 주교님을 꼭 좀 만나 뵙고 좋은 말씀을 청하라고 당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가 사회 정의라든지,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 왔다는 말씀이 저에게는 큰 자부심"이라며 "그리고 평화에서 앞서 왔다는 점도 굉장히 큰 자부심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과거 2004년 서울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굉장히 인상 깊은 여정"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구르마 십자가'를 선물했다고 한다. 구르마 십자가는 가톨릭 신자인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이 만든 작품이다. 청와대는 "수많은 세월 동안 노동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온 구르마를 해체하여, 이를 끌던 이들의 고통까지 바라보던 예수님의 마음을 십자가로 담아낸 작품"이라며 "'구르마 십자가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10개의 십자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