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지사는 21일 강원도의회 30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계획안과 부지 매입 예산안이 최종 의결된 직후 인사말을 통해 "국제 컨벤션 센터 설립 예산을 승인해 주신 데 대해 특별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 예산은 도민들 중에 반대가 있는 예산이었다. 의원님들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의 의견을 받아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에게도 컨벤션 센터를 설립해야 할 필요성을 잘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에 컨벤션 센터를 짓는 것은 도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전국의 광역시도 중에서 컨벤션 센터가 없는 곳은 우리 도 뿐이다. 말하자면 우리 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제 행사를 치를 수 없는 도라는 것"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 동안 우리 도는 국제 행사를 유치해서 치르지 못했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국제 행사를 치를 초보적인 인프라, 시설 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민으로서는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시 단위에서도 국제 행사를 치를 시설이 있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컨벤션 시설 부족으로 인한 국제행사 개최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리 도에서 국제 행사를 단 두 차례 치렀다. 첫 번째는 2014년에 열린 제 12차 생물 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였다. 다른 하나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었다. 이 두 번의 국제 행사 중 상당한 시설을 임시 가설물을 설치해서 치렀다. 돌이켜 생각해 보건데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지금도 우리 도는 정규 국제 행사를 치를 수 없다"고 전했다.
최 지사는 "국제 컨벤션 센터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없다. 정부는 타당성 검토를 통해 컨벤션 센터의 건설을 규제하고 있는 데 강원도에서는 레고랜드 인근 지역 외에는 정부의 타당성 검토를 통과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지사의 주장과 현실은 다소 차이가 있다.
평창올림픽 시설 중 임시 가설물 설치는 유지 보수 비용 등 경제성을 감안한 선택이었고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두 차례에 걸친 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강원도가 강원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재)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실시한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사업 타당성조사 결과 비용편익(B/C)은 0.33, 총사업비와 운영비, 재투자비 운영수업 등을 반영한 재무성 분석결과(PI)는 0.34로 낮게 나왔다.
통상 경제성 B/C 값과 재무성 분석 PI값이 1.0을 넘어야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차례 행안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 제동이 걸린 뒤 이뤄진 재심사 용역에서 주차장 규모를 줄이고 사업 방안을 재조정했지만 B/C와 PI는 0.49에 그쳤다.
강원도의회 여야 의원들은 특정지역의 대형 컨벤션센터 건립, 운영이 도내 18개 시군 기존 행사를 흡수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컨벤션센터 사업을) 잘 진행시키겠다"는 최 지사의 다짐 역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운영사인 영국 멀린사와의 총괄개발협약(MDA)을 통해 개장 전 주차장 4000대를 춘천 중도 레고랜드 테마파크 인근 부지에 조성해주기로 약속했다.
강원도의회 300회 임시회에서 강원국제전시컨벤션센터 사업 계획안과 부지 매입안이 통과함에 따라 강원도는 499억원을 들여 54200㎡ 부지를 매입하고 20억원을 추가 투자해 1700대 면적의 레고랜드 임시 주차장을 조성, 강원도개발공사가 별도 조성 중인 1869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과 함께 테마파크에 제공할 계획이다.
도 집행부는 도의회 심의 단계에서 전액 도비로 지어질 컨벤션센터의 재정 구조 개선 요구에 국비, 민간 투자 등을 유치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내년 3월 예정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과 맞물린 주차장 운영과 컨벤션센터 시설 사업비 조달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임기 1년을 앞둔 최문순 강원도정에서는 컨벤션센터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부담은 후임 도정과 차기 도의회에 전가시킨채 자신의 치적이자 논란 사업인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에만 도정 역량과 강원도의회 의정 역량까지 집중시키는 모양새다.
신영재 의원은 이날 도의회 300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제 최문순 강원도정과 10대 강원도의회 임기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강원도의 미래를 위한 양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선택과 변화를 통해 강원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발전을 도모하는데 함께 협력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