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신교 단체가 부처님 오신날인 어제(그제) 봉축법요식이
열린 서울 조계사 근처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불교연등 철거를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웠습니다.
이같은 행태에 대해 일반 시민들은 물론
개신교계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석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처님오신날,
해마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봉축법요식이 진행중이던 오전 10시쯤
조계사 인근에서 한 개신교 단체가 확성기를 통해
'회개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도행위를 하기 시작했고
오후 5시쯤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분들 깨달으십시오 곧 하나님이 이땅에 오실 것입니다..."
"왜 오늘이냐고요? 다른 날도 아니고 오늘이냐고요?..."
"저희가 어떻게 날을 잡았어요...오늘 쉬는 날이니까"
"아이고…"
"반대로 생각을 해 보세요. 크리스마스 날 스님들이 다같이 (가서)..."
또 서울 강남구 봉은사 행사에서도
한 여성이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이웃종교는 물론
개신교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아무리 길거리 복음전도 행위라고는 하지만
시간과 장소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이같은 행위는 전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선교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현 일치·협력국장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우리가 큰 세력이 되었다'라고 해서 어떤 세력들을 적대시하고 비하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큰 세력이고, 저쪽도 큰 세력이고 또 작은 세력이라고
하더라도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되는 일들을 함께 논의하는 이웃이고
파트너다' 라고 하는 생각들이 더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지형은 목사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전도와 선교의 중심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고 방향을 바로 잡아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사 부근에서 구호를 외쳤던 '예수재단'이라는 단체는
6,7년 전에도 조계종에 연등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불교폄훼 활동을 지속해 왔던 단체입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김태성 사무총장은
이 같은 행태는 종교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터뷰] 김태성 사무총장 /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이런 행태들은 결국은 우리의 (종교화합) 문화들을 잠식하는 그런 결과들,
파괴하는 결과들을 낳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우려스럽고
또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봉축법요식에 참석했지만
'불교 예법'을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황 대표는 그 당시 상대 종교를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개인적 종교의 시각에서 행동했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상대종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
선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CBS 뉴스 고석표입니다.
[영상기자 : 최현/정선택/최승창]
[영상제공 : 이선훈 시민]
[편집 : 서원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