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기간에 모스크 침범? 로켓포 쏘라는 소리"

7년만의 충돌…이스라엘의 의도적 도발
뇌물스캔들·퇴출위기 정권 연장이 목적
美 바이든 새 중동정책도 시험대 올라
국제여론 악화로 공격 장기화 어려울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

분열과 대립이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이곳의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팔레스타인 지역 얘기인데요. 옛날 이름은 가나안이죠. 이 가나안 땅에는 지금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과 이슬람을 믿는 팔레스타인이 불안한 동거, 불편한 동거를 74년째 하고 있습니다. 지금 지도를 잠깐 보여드릴 텐데요. 유엔이 나서서 각자 살 구역을 선을 그어줬죠. 그런데도 계속 충돌을 빚다가 2014년부터는 대규모 충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7년 만에 다시 대규모 무력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쌍방 폭격이 시작된 게 벌써 열흘째인데요. 팔레스타인 측의 사망자는 213명,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0명 정도가 됩니다. 7년 만에 무력 충돌, 왜 시작된 건지 또 국제사회의 미묘한 분위기, 큰 맥락으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성공회대 이희수 석좌교수 연결해 보죠. 이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희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래도 7년 동안은 꽤 잘 지내는 것 같았는데 어쩌다가 다시 큰 싸움판이 벌어진 겁니까?

◆ 이희수> 크고 작은 출동은 일상적으로 계속돼왔고요. 최근에 불거졌던 것은 아마 생존권 박탈이라는 절박한 상황이 야기됐습니다. 특히 동예루살렘의 점령지에 유대인 정착촌들이 최근에 급속히 확대되고 있었고요. 그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이스라엘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퇴거될 상황이 있었는데. 또 라마단 기간은 굉장히 성스러운 기간이고 공동체 의식이 최고조에 도달했을 때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 시위군중들을 향해서 발포를 하고. 지난 60여 년간 하나의 불문율은 이제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 악사 사원은 최고의 이슬람 성지이기 때문에 여기는 진입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 동안에 생존권 박탈에 저항하는 비무장 시위에 대해서 강경진압하고, 모스크 내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을 극도로 자극시켰고. 그래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총격이 이루어지니까 여기에 대한 대항으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서 로켓포를 수백 발 쏘고. 또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이스라엘이 정당방위라는 이유로 민간인 시설에 대규모 전투기, 미사일 포격을 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첫 시작이 지금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지금 전쟁, 거의 전쟁이라고 봐야죠. 무력충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 현장들을 보내드리고 있는데 대단합니다. 첫 문제의 시발점이 된 게 유대인 정착촌. 정착지, 지금 말씀하셨는데. 다 선 그어놨잖아요. 당신들은 여기서 사시오. 당신들은 여기서 사시오. 다 그어놨는데 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거죠?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화염 치솟는 가자지구. 연합뉴스

◆ 이희수> 그게 중요한 거죠. 1967년 전쟁 때는 UN이 그어놓은 경계를 벗어나서 이웃 아랍주권국가의 땅을 이스라엘이 강제로 점령해버렸습니다. 여기에 지중해 쪽에 있는 가자지구,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동예루살렘이나 웨스트 뱅크, 시리아 쪽에 있는 골란 고원, 이집트 쪽의 시나이반도 등인데요. 중요한 건 67년 전쟁 이후에 유엔안보리결의안 224조, 338조 등에 의해서 이스라엘의 점령지로부터의 철수와 원상복구를 국제사회가 결의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12번 이상의 UN 안보리 만장일치 결의가 나왔고요. 이게 계속 지켜지지 않는 거죠. 그러나 그 기간 동안에 이스라엘은 지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속 유대인 정착촌을 지어나가고 있는데 지금 한 68만 명 정도가 돌려주어야 될 땅에 들어와 있는 겁니다. 이게 실효적 지배를 통해서 자국 영토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정책적 야욕이죠.

◇ 김현정> 유엔이 선을 그어놨는데 계속해서 이스라엘은 그것을 넓히려고 시도한다, 그 말씀이에요.

◆ 이희수> 그렇습니다. 이게 돌려줘야 될 점령지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택을 일부는 빼앗으면서 농지를 계속 이스라엘에 편입하면서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는데. 지금 동예루살렘의 경우에는 전체 토지의 이미 86%가 이스라엘이 차지했습니다. 인구는 팔레스타인 사람이 훨씬 많은데 13%의 좁은 지역에서는 이 사람들이 살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웃 팔레스타인 마을과 거주 이동도 이스라엘 군경이 엄격히 차단하면서 남의 땅에서 소위 말하는 67년 전쟁 이전의 식민 상태에 살고 있는, 소위 말하는 창살 없는 감옥. 이런 극단적 생존권의 상황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스라엘 사람들은 ‘원래 가나안 땅은 예전에 우리 땅이었는데 우리가 쫓겨났다가 다시 들어온 것이다. 우리 땅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무슨 말이냐. 우리가 얼마를 살았는데 우리 땅에 갑자기 들어와서 이러면 어떡하냐. 우리를 왜 내쫓느냐’ 이런 것이 갈등 양상이다가. 이번에 유대인 정착촌을 늘리고 안 된다. 이러는 과정에서 이 커다란 싸움판이 벌어진 겁니다. 사실은 말이죠. 교수님, 바이든 정부 들어서면서 중동의 훈풍 불 거다 이런 전망 나왔었는데. 왜 지금 훈풍이 불기는커녕 7년 만에 이런 대규모 충돌이 벌어진 거라고 보세요?

◆ 이희수> 오히려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충돌이나 갈등이 더 많이 더 많이 예고됐었고요. 왜냐하면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소위 말하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포한 데 지지해 주고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사태를 촉발했고. 이제 거의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 오다가. 조 바이든이 되니까 사실 균형감각을 가지고 원래 소위 말해서 두 국가 해법이라는 중동 평화로드맵을 지키려고 조바이든 행정부가 선언을 했고요. 결정적으로 트럼프가 소위 말하는 이란과의 핵협상을 파괴하면서, 소위 말하는 이스라엘과 친미아랍국들 지원해 주는데. 조 바이든이 되자마자 이란과의 핵협상을 시작하면서 지금 이스라엘이 고립무원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강경진압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이나 이스라엘 정책을 시험해 보는 과정에 있고. 그래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굉장히 곤혹스러운 입장에 있을 겁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면 이번 충돌이 우연이라기보다는. 우연히 조그맣게 시작했던 게 어떻게 어떻게 해서 커졌다기보다는. 좀 이스라엘의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희수> 저는 굉장히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상적으로 시위가 일어났고. 이 라마단 기간 동안에 지난 50년 간의 불문율을 깨고 비무장 민간인의 생존권 시위를 이렇게 강경하게 진압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고요. 그 시점도 굉장히 미묘한데 아마 국제적으로는 미국을 압박해서 중동 문제에 있어서 보다 이스라엘의 온건한 정책을 쓰려고 하는 강력한 입장표명인 것 같고요. 내부적으로는 아시다시피 지금 이전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스캔들로 재판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에 사실 이 부패 총리를 뽑지 않겠다고 해서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아직까지 연정을 구성하지 못할 정도로 지금 이제 거의 퇴출 직전의 극단적인 정치 위기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퇴출 직전까지 간.

◆ 이희수>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면 부패스캔들 하면 정치생명이 끝나는 상황에서.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 강경정책으로 전쟁 드라이브를 걸면서 극우와 결합해서 정권을 연장하려는 내부적인 목적도 상당히 강하게 작동한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내부 결속용.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기 위한 용 아니냐. 굉장히 의도가 다분하다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어쨌든 로켓포를 먼저 쏜 건 팔레스타인 쪽 아니냐.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먼저 쏜 거 아니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희수> 그거는 우리가 상황을 조금 알아야 되는데요. 사실 비무장생존권 시위에 성스러운 모스크에서 총격을 가하는 자체가 엄청난 도발인데. 지금 하마스는 무장을 못 하게 돼 있습니다. 탱크 한 대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인 이스라엘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자위권의 상징이, 물론 로켓포를 안 쏘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로켓포를 쏘았고. 그거를 기화로 삼아서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해서 무고한 민간인이 죽어나가는 이걸 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게 전면전이나 양비론으로 보기에는 너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영국 더타임즈는 이런 분석도 내놨더라고요. 지금 이희수 교수에서도 ‘이스라엘이 상당히 의도적으로 충돌을 유도한 거다’ 말씀하셨는데. 영국 더타임즈에서는 ‘오히려 하마스가 지금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 뭐냐 하면 이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어떻게 하마스가 받아보려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입니다. 지원을 받아보려고 이란과 앙숙인 이스라엘에 강경책을 지금 쓰고 있는 것 아니냐. 이스라엘과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이란이 지원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 이희수> 전혀 근거 없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이란의 지원보다 하마스는 전체 예산의 90%를 국제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을 포함해서 아랍 산유국들이 지금 지원해서 하마스가 견디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완전히 경제가 차단돼 있고, 해상과 공중이 차단돼 있어서 이웃 마을에 방문도 못할 정도로 완전히 차단돼 있는 상태에서. 이란이 지금 그런 통제 상태에서 자유롭게 하마스를 지원할 수도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국제단체가 지금 하마스를 먹여 살리고 있기 때문에. 물론 결과론적으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강경책을 쓰는 건 맞지만. 또 이란이 하마스에 대해서 굉장히 우호적으로 지원해 온 건 맞지만. 이번 사태를 딱 이란과 결부시키는 것은 조금 지나친 왜곡 같습니다.

◇ 김현정> 밤 사이에 외신 보도를 보면 ‘휴전을 제안했더니 하마스는 받아들이고 이스라엘은 무반응이다’ 이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될 걸로 보세요?

◆ 이희수> 이건 뭐 국내정치입니다. 지금 이제 지금 극우 정당과 전면전 한 상태에서 전 국방장관이 계속 공격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스라엘은 이걸 기화로 해서 하마스가 갖고 있는 지하 비밀터널의 무기저장고를 완전히 제거해야 앞으로 위협이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이 공격을 기회로 해서 하마스의 무력이 상당히 쇠퇴될 때까지 아마 계속 공격하고 싶을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지하터널 한 100km를 폭격한 상태라고 그러던데.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 이희수> 지금 어마어마하게 지하저장고에 사제 로켓포를 저장하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게 유일한 자기네들의 군사적인 자위권으로 보기 때문에. 그래서 이스라엘은 계속 공격하고 싶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이 한 이틀 전부터는 급격하게 반(反)이스라엘로 돌아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공격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민간인 피해가 계속 나고 있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렇죠. 다른 거 다 떠나서 어린 아이들, 무고한 어린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걸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 됩니다. 여기까지 맥락들 짚어봤습니다. 이희수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희수>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성공회대 이희수 석좌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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