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피의자 인권침해보다 알권리 보장 등 공공 이익 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 공개 심의위원회를 연 뒤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구속한 허민우(34)씨의 이름과 나이·얼굴 사진 등 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수사 착수 후 연일 계속된 언론 보도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며 "신상정보 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침해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시신을 심하게 훼손하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며 "피의자의 자백과 현장 감식 자료 등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고 이미 구속영장도 발부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상공개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에 한해 충분한 증거가 있으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것이다. 신상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만 가능하다. 다만 피의자가 청소년일 경우에는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찰은 향후 신상공개로 허씨의 가족 등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인천 중부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가족보호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허씨 '술값 시비' 손님 살해‧훼손한 뒤 유기…범행 감추려 휴대전화 꺼두기도
경찰 조사 결과 허씨는 A씨가 술값을 덜 내고도 방역지침을 어기고 새벽 늦게까지 영업한 사실을 빌미로 112에 신고하자 격분해 A씨를 살해했다.
허씨는 A씨를 살해한 뒤 노래방 내부 사용하지 않는 방에 시신을 이틀간 은닉한 뒤, 시신을 훼손해 차량에 넣어 유기 장소를 물색하다가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했다.
그는 CC(폐쇄회로)TV가 없는 유기 장소를 찾았고, 유기 장소 인근에서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꺼두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아들이 5일이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는다"는 A씨 아버지의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인근 CCTV 등을 분석해 A씨가 노래방에 들어온 장면은 포착했지만 나간 장면은 없는 점, A씨의 휴대전화 신호의 마지막 위치가 노래방이었던 점 등을 토대로 허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현장 정밀감식을 벌여 해당 노래방에서 A씨의 혈흔 등을 발견, 이를 집중추궁한 끝에 허씨의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허씨를 지난 14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