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손정민 친구 A씨측 "신발, 낡고 토사물 묻어서 버려"

손씨 친구 측 제기된 의혹에 해명 입장문
"경찰 조사 6차례·가택수색도 해"
"신발 낡고 토사물 묻어 버린 것"
"집안에 유력 인사 없어"

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고 손정민씨 추모집회에 한 시민이 참여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임민정 수습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 측이 사건 22일 만에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입장문을 냈다. A씨 측은 처음 어머니가 손씨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을 때 손씨의 귀가 여부부터 물었으며, 신발은 낡았던 데다가 토사물이 묻어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17일 A씨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선임됐으며, 이달 3일부터 각종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으나 A씨의 부모님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고 판단했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저희는 아직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지난주 토요일 어느 프로그램에서 저희의 입장에 대한 문자 및 전화통화 내용을 방영했다"며 "이로 인해 마치 저희가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이번 입장문을 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입장문을 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우선 정 변호사는 여러 의혹을 낳았던 '변호사 선임 경위'에 대해서 설명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A씨가 지난달 26일 서초경찰서에서 첫 조사를 받았는데, 만취로 인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경찰은 다음 날 오후 최면 조사를 실시했지만, 마찬가지로 당시를 기억하는데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경찰은 추가 조사가 있을 것임을 A씨와 그의 부모에게 고지했다"며 "당시 A씨는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매우 컸다. 어떤 감정적인 동요가 생길지, 극단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지,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지 등을 부모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의 작은 아버지와 상의해 그의 친구인 본인을 만나 A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자책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상의했다"며 "2차 최면 조사 때부터 변호사로 하여금 동행하게 하면서 A씨를 보호하고 자책하지 않게끔 조언하며, 최대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게끔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이 A군에 대해 6번의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실종 다음날인 4월 26일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첫 조사를 시작으로, 27·29일 두 차례 최면조사, 5월 9일 참고인 조사 및 12일 프로파일러 면담, 14일 참고인 조사 등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4일에는 경찰이 A씨의 의류, 노트북, 가방, 어머니의 차량 블랙박스 등을 요청해 임의제출 했고, 가택수색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실종 당일 A씨와 A씨 부모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새벽 3시 37분쯤 A씨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아버지가 받아 1분 57초간 통화를 했는데, A씨는 이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A씨가 '고인이 술에 취해 깨우기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친구 잘 깨워서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 타고 돌아와라'라며 전화를 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이후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A씨가 돌아오지 않자 그의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4시 27분쯤 A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원이 꺼져 있다는 소리가 나왔고, 이로 인해 이 시점부터 줄곧 A씨 휴대전화가 꺼져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4시 30분쯤 A씨가 택시를 잡아타고 귀가한 이후 그의 아버지는 A씨에게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물어봤지만, 취해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함께 있었던 손씨에 대해서도 A씨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에 A씨 아버지는 손씨가 여전히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고, 새벽에 손씨 집에 연락하기 송구스러워 직접 한강공원에 가 확인해 봤다고 한다.

신발을 버린 경위에 대해서는 "A씨가 신었던 신발은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어머니가 실종 다음날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됐다"며 "당시 A씨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했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 어머니가 손씨의 어머니에게 처음 한 말에 대해서도 "A씨의 어머니는 당시 고인의 어머니에게 했던 첫 마디가 '고인이 집에 들어갔는지 물어보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한강공원에 도착한 후 처음 손씨 아버지를 만났을 때 짧게 대답하고 지나친 것에 대해서도 "A씨는 한강공원에 도착한 당시에서 여전히 만취한 상태였다. 계속 비틀거리거나 길에 혼자 눕거나 구토하는 등 제대로 고인을 찾는 일에 참여하지 못했다"면서 "이후 A씨는 홀로 토끼굴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고인의 아버지를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A씨는 고인의 아버지 얼굴도 잘 몰랐고, 만취상태였기에 고인의 아버지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가족 중 유력인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법조계·언론계·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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