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김은혜‧이준석에 윤희숙까지?…전대 판 흔드는 신진세력
다음달 11일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현재까지 당권 의사를 밝힌 후보들 중 초선은 김웅(서울송파갑), 김은혜(경기성남분당갑) 의원 2명이다. '임차인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초선 윤희숙 의원(서울서초갑)도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에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출마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초선들의 당권 도전이 이어지면서 최고위원 후보군들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원내에선 30대 초선 배현진 의원이, 원외에선 40대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과 홍종기 부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19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조대원 전 고양정 당협위원장도 16일 도전 의사를 밝혔다.
보수정당 역사상 당 대표 선거에 초선의원이 도전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책 개발과 입법 작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내 활동과 달리 당 대표는 조직 관리와 대여(對與) 관계 운영 등 고도의 정무적 감각이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당 대표 자리는 통상 중진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왔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 하에서 몸집을 키운 초선들은 신구(新舊)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쇄신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 7일 김 전 위원장은 김웅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너무 얌전하게 하는데, 세게 붙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과거 정치와 인연이 없는 사람을 대표로 뽑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며 "정당 대표가 과거처럼 정치 경험이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사실상 초선 당 대표론에 힘을 실었다.
◇당 대표 선거, '노이즈 마케팅' 수단 지적도…新舊 대결구도 고조
이례적으로 초선들이 대거 당권에 도전하면서 신진과 중진 세력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주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윤여정 선생은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오스카상을 받았다"고 하자,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스카가 윤여정 선생께 연세가 많아서 상을 준 것이 아니듯 핵심은 역량과 비전"이라고 맞받았다.
주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과는 때 아닌 '등산 논쟁'이 벌이기도 했다. 주 의원이 지난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된다"며 경륜을 강조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주 의원은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시면서 왜 더 어려운 곳을 지향하지 못했냐"고 반박했다. 보수정당 텃밭인 대구 지역에서만 5선을 역임한 주 의원을 비꼰 것이다.
5선 정진석 의원은 대선주자를 '한우', '육우' 등에 비유한 이 전 최고위원의 발언 수위를 지적하자,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현직 대통령에게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라고 하면서 당내에선 대선주자에게 비유를 들어 조언했다고 막말 프레임을 가동시키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어차피 초선들도 당 대표 선거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당선을 노리고 나왔다고 보긴 힘들다"며 "예비경선 TV토론 등에서 본인들을 어필한 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초선 출마 이슈로 전당대회가 관심을 받는 것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나쁘지 않다"며 "지금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뒤에서 초선들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초선들이 '김종인 팔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