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9일 UAE의 인근 항구에 정박 중인 다른 선박에서 한국인 기관장 A씨가 코로나19 확진 뒤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원들의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선사 측이 "아직 확진된 한국인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선원들은 정부 측의 중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현지 선원 등에 따르면, 알 자지라 항에 정박 중인 Butiyaro 2호 선원 47명(한국인 5명) 가운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외국인 선원 25명(1차 17명, 2차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실제 선박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건 지난 6일. 하지만 격리 컨테이너는 11일에서야 설치됐다. 5일 동안 선원들은 별도의 격리 조치 없이 확진자들과 선박 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야 했다.
2차 8명은 13일 검사에서 확진됐는데, 선원들은 "1차 확진자 17명 발생 후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더라면 2차 8명의 추가 확진은 없었을 것"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 나마 뒤늦게 설치된 격리 컨테이너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치료는커녕 확진자들의 출입 통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사진 참조)
선원들은 "격리 컨테이너라고 설치됐지만, 확진자들의 이동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식사를 선박에서 조리해 배달하는 등 제대로 된 격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외출 및 비자 발급 등이 거부되면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선박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어서 코로나19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Butiyaro 2호는 소말리아 국적이지만, 부산에 위치한 A기업이 송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 같은 기업의 Butiyaro 3호(선원 34명 중 한국인 4명) 역시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에 조업을 중단한 채 소말리아 항구에 정박 중이다.
이에 대해 A기업은 "선원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 출항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두바이 보건당국 측과 선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논의 중으로 선원들이 무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원들은 "선사 측에서는 아직 한국인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를 강조하며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확진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이냐"며 "선사 측은 선박만 우선시 할 뿐 선원들의 안전과 안위는 뒷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취재 시작 후 현지 선원들은 병원으로 후송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결과 대기 중이다. 하지만 한국인 선원 가운데 열 증상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다 열악한 격리시설 등에 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어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