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매년 죽어도 나몰라라…김해시 관리 부실에 '부글부글'

주민들 하천 관리 부실에 민원 빗발 "제대로 관리해야"
환경단체 "전시 행정 대신 수질오염 개선 정책 펼쳐라"
김해시 "주민들 피해 않도록 현장 점검하겠다"

13일 김해 주촌면 내삼천. 이형탁 기자
수질오염으로 매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며 경남 김해 하천 곳곳이 몸살을 앓는데도 여전히 현장은 쓰레기가 나뒹굴며 환경오염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에 낙동강과 화포천 등 여러 국가하천을 비롯해 지방하천과 소하천 등 100여 곳이 넘게 있는 만큼 하천 정책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취재진이 찾은 김해 주촌면 내삼천. 관내 30개 지방하천 중 하나로 지난해 9월 물고기가 집단폐사한 곳이다. 김해에는 국가하천 3곳과 지방하천 30곳, 소하천 98곳이 있다.

A기업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수질오염 방지 필터를 거르지 않고 몰래 폐수를 다량으로 버린 탓이다. 이로인해 이 기업 관리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기업은 벌금 1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는 김해 삼계동 해반천에 수천마리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건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내삼천 등 하천에 대한 김해시의 관리는 부실했다. 5km 길이의 해당 내삼천에는 검은 쓰레기 봉지와 하얀 페트병, 유리병 등 각종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거다 깊숙이 박혀있었다.

김해 장유면 한 하천. 이형탁 기자
수면 위에는 오염수로 추정되는 거품이 흘러다녔다. 해양생물들이 살 환경이 아니어서 그런지 날개짓을 하는 새도 찾기 어려웠다. 흐르는 물이 적고 녹조도 곳곳에 껴 있어 물은 녹색 빛깔이 감돌았다.

내삼천 주위 환경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중소형 축산 공장과 제조업체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야밤에 몰래 폐수를 갖다 버린데도 A기업처럼 오랫동안 발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주변 CCTV 찾기도 어려웠다.


김해 장유면에 있는 소하천인 장유천과 뜰천도 마찬가지였다. 내삼천과 비슷하게 녹조가 껴있고 유량이 적어 물이 마른 곳도 곳곳에 보였다. 각종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었고 오염수로 추정되는 거품이 둥둥 떠다녔다.

주민들은 이들 하천뿐만 아니라 율하천 등 하천 곳곳에 시청의 관리가 부실하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독자 제공

장유 주민 이모(38)씨는 "1년 반 넘게 장유에 살고 있는데 비 오늘 날에 냄새가 많이 나고 더럽다"며 "국민 신문고에 글도 올렸다. 김해시가 하천을 깨끗하게 좀 관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모(55)씨는 "김해시에서 관리를 잘 안 하고 있는 거다. 대청천 주위에 살 때는 천에 오폐수가 나오는 장면을 아예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카페에 율하천에 대해 "기름도 떠다니고 뿌옇고 난리가 아니다"며 "시청에 민원 넣으니 알고 있는데 당장 해결할 수가 없다고 한다. 오리들 다 도망가고 물고기들 다 죽었다"고 적었다.

환경단체도 김해시의 하천 정책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김해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해에는 하천이 여러 곳 있다. 하천 주위에 축산 농가가 있거나 공장이 많아 물이 더러워질 환경이 많다"며 "시는 주변에 운동기구를 놓고 전시행정을 벌이지 말고 수질오염 개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해시 하천과 관계자는 "각종 민원을 듣고 있는데 하천 관리에 예산이 다소 부족하다"며 "주민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현장에 가서 점검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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