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복당', 왜 시끄러울까

무소속 홍준표 복당 신청에 연일 갑론을박
당권주자 초선 김웅 반발에 홍준표 재반박…신경전 고조
초선 내부서도 찬반 엇갈려…김웅 제외 당권주자 모두 찬성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할 것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이 시끄럽다. 다음 달 중순 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과거 당대표를 지냈던 홍 의원과 당내 인사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다.

◇ 당 권력 재편기에 홍준표 복당 신청…"일찍 시들 꽃" vs "먼지 쌓인 조화"

지난해 총선 직전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약 1년 2개월 동안 무소속으로 지내온 홍 의원은 지난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연 뒤 복당을 신청했다.

당원들과 국민들의 빗발치는 요구로 복당 신청을 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복당을 막고 있던 김종인 체제가 막을 내리길 기다렸던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도 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악연이 있던 사람이 당을 이끌고 있어 복당 신청서를 안 냈다"고 했다.

홍 의원이 복당을 신청한 시점은 당내 권력 재편기다. 당의 텃밭인 TK에 기반을 둔 만큼 당권주자들이 마냥 반대만 하긴 어려울 거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당권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은 홍 의원의 복당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초선 김웅 의원은 예외다. 두 사람은 이후 설전에 접어들었다.

홍 전 대표가 김 의원을 겨냥해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비판하자, 김 의원은 "시든 꽃잎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엔 먼지만 쌓인다"고 맞받았다.

지원군들도 나섰다. 초선 박수영 의원은 12일 "최고참 의원이 당 혁신을 기치로 나선 초선의원을 공개 저격까지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했고, 김재섭 비대위원은 "당권, 대권 주자들이 홍의원님의 복당에 찬성한 것은 대선 경쟁에서 큰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한 까닭이다. 복당하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들었다.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어렵게 호감을 쌓아가는 당에 홍 의원이 복당해 막말 기조로 회귀하면 당이 실패한다"고 저격했다. 대체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추진된 중도개혁에 찬성하는 인사들은 홍 전 대표의 복당이 쇄신 과정에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일부 공개 반발에 1~2시간 간격 SNS글…김기현 권한대행도 새 지도부로 공 넘겨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2시간 간격으로 복당 촉구 입장문을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20~30대 계층의 홍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 논란엔 "아무 근거 없이 20~30대가 저의 복당으로 달아난다는 억측으로 정치 사술(詐術)을 펼치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선후보인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후보도 저의 복당에 찬성했다"며 "국민의힘 지지층 65%가 복당에 찬성했고, 당원들 상대로 조사하면 더 압도적인 찬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 계파 성향을 떠나 홍 전 대표의 복당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시기나 방법에 있어서 세부적이 의견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찬성에 무게가 쏠린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전 대표의 복당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찬성 입장을 보였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전국 지지 5%가 넘는 대선후보인 홍 의원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을 존중해 복당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초선의원들 사이에선 통일된 의견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영남 지역 초선 중에선 공개 찬성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초선 하영제 의원(경남사천시남해군하동군)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재보선 승리는 국민들이 우리당에 유보적 지지를 한 것일 뿐"이라며 "야권 대선주자가 공정하게 경쟁을 치를 수 있도록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를 고려 중인 한 초선의원도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야권 통합 차원에서 복당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복당 시기에 대한 부분만 조율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결정은 새 지도부에 달릴 전망이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그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는 복당을 허용하기도, 거부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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