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19일 서귀포시 동홍동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나 195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주인이 외출한 사이 혼자 남아있던 고양이가 집안을 돌아다니다 전기레인지를 작동하는 바람에 그 주변에 있던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타면서 불이 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서 같은 달 14일에는 제주시 건입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길고양이가 음식점 내부에 들어와 전기레인지를 작동 버튼을 누르면서 옆에 있던 종이와 목재가 타 2천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이처럼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12일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3년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전기레인지 화재는 2018년·4건, 2019년·5건, 2020년·5건 등이다.
이 중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2018년·2건, 2019년·1건, 2020년·1건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벌써 전기레인지 화재 3건이 발생했으며, 3건 모두 동물에 의한 화재였다.
실제 도 소방안전본부가 재현실험을 한 결과 터치식 전기레인지의 경우 사람의 손가락뿐 아니라 애완동물 발바닥 등 체온이 있는 피부에는 모두 반응했다.
개와 고양이가 돌아다니면서 발바닥으로 눌러도 전원 버튼이나 강약조절 버튼이 쉽게 작동한 것이다.
다이얼식 역시 애완동물이 이동하면서 접촉할 경우 쉽게 돌아가 작동됐다.
특히 전기레인지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발열 온도가 높고 잔열이 오랫동안 남아 있어 가연물과 접촉할 경우 화재 위험성이 높았다.
인덕션은 최고 발열 온도가 하이라이트보다 낮았지만, 온도 상승 속도가 하이라이트보다 3분여 빨랐다.
다만 인덕션은 자기 유도가열 방식으로 열을 내기 때문에, 상판이 달아오르지 않고 전용 용기에만 열이 전도돼 화재위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가스레인지 중간밸브와 같이 전기레인지 자체 작동 버튼 외 외부 전기차단기 설치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외출하거나 잠잘 때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의 전원코드를 뽑아두고 화기 옆에 행주나 종이박스 등을 두지 않는 등 반려동물의 행동 특성을 고려해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