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2016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에서 신고된 수달 폐사 개체 수는 24마리에 이른다.
사인으로는 로드킬(road-kill)이 13건으로 절반이 넘는다.
교통사고 장소는 수성구 5건, 북구·달성군 각 3건, 중구·동구 각 1건이다.
각 구청 전산시스템에는 폐사 원인이 '교통사고로 인한 두부 손상', '로드킬로 인한 두부 및 척추 골절' 등으로 기록됐다.
2019년 11월에는 금호강 안심습지에 방사된 수달 1마리가 열흘 만에 통발에 갇혀 익사했다.
다른 2마리는 달서구와 수성구에서 탈진 또는 기아 상태로 발견된 뒤 폐사했다.
이 밖에 어미를 잃은 새끼가 발견됐다가 이후 폐사한 사례가 6건, 원인불명 1건이 있다.
나머지 1마리는 지난해 9월 달서구 월광수변공원(도원지) 인근에서 구조됐다가 동물병원에서 저체온증으로 죽었다.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지역 내 수달 개체 수는 2019년 기준으로 24마리이다. 2006년에는 16마리, 2010년에는 15마리, 2015년에는 14마리로 파악했다.
2019년 기준은 개체 수는 한국수달보호협회가 2018년 4월 23일부터 2019년 4월 22일까지 '수달 행동생태 및 보호전략 연구'로 조사한 값이다.
당시 신천에서 8마리, 금호강에서 7마리, 동화천에서 7마리, 팔거천에서 2마리를 파악했다.
최근 수성구 연호 공공주택지구에서 발견된 수달 2마리는 금호강에서 서식하던 개체들이 연호동으로 간 것으로 시는 추정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로드킬 당하는 횟수가 늘어났다는 것 자체가 번식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내년에 개체 수 조사를 다시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수달 서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약 19억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또 신천 파동고가교 일대 8천800㎡ 부지에 2022년까지 22억원을 들여 로드킬 방지를 위한 도로 조정 등 수달 보금자리를 조성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달 보호를 위해 서식지나 발견 장소뿐 아니라 폐사한 지점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부터 연호 공공주택지구에서 수달과 조류 등 자연생태를 조사 중인 탐조해설사 김동현씨는 "로드킬 좌표로 생태지도를 남겨야 구체적으로 어디에 살고, 생존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시가 제대로 된 조사로 멸종위기에 처한 수달을 보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