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브이]中 '핵추진 항모' 추진, 한발 앞선 美 '드론 전투함'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16세기 영국의 군인이자 탐험가 월터 롤리가 남긴 말입니다.

세계에서 대항해시대의 역사를 처음 열었던 나라는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1405년 명나라 환관 정화가 300척의 함대와 2만 8000여명에 달하는 선원을 이끌고 남해 원정을 나섰던 것이 그 시초인데요. 당대 세계 최대 규모였던 정화 함대에는 길이 120미터, 폭 52미터에 4층짜리 갑판을 가진 대함선도 포함됐습니다.

정화 함대는 28년 동안 총 7차례 걸쳐 항해에 나섰습니다.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동아프리카까지 진출하는 위용을 뽐냈는데요. 당시 수많은 나라들이 정화 함대의 압도적인 모습에 놀랐고, 수많은 선물들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화의 원정을 마지막으로 유교 이념에 갇혀버린 중국은 '해금(海禁) 정책'을 선언했고, 1500년대에 들어서는 대외교역까지 차단시켰습니다. 이후 해상을 스스로 봉쇄해버린 중국은 그대로 서구 열강들의 맛좋은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이런 굴욕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자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해양 굴기'를 외치며 해상전력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 해군은 현재 360척의 전함을 보유해 세계 최강인 미국 해군보다 60척이 더 많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미 해군보다 양적으로는 앞섰지만 질적으로 뒤쳐진다는 평가에 중국은 '항공모함 굴기'까지 외치며 항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구 소련이 건조하다 멈춘 항공모함을 사들여 개조한 뒤 2012년 취역시킨 첫 번째 항모, 랴오닝함을 필두로 총 2대의 항모를 운용 중입니다. 두 번째 항모는 자체 개발해 2019년 배치한 산둥함입니다.

여기에 중국은 올해 7월 '중국 공산당 창설 100주년'에 맞춰 세 번째 항모까지 진수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 3번째 항모는 이전 항모들과 마찬가지로 재래식 디젤엔진을 사용하지만, 전장은 320m로 이전 두 항모보다 5m 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폭도 미국의 항모보다 넓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놀라운 것은 중국의 3번째 항모에 '전자기사출장치(EMALS)'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최신형 핵항모인 제너럴 포드(CVN-78)만이 갖춘 최신 기술인데요. 중국은 이미 2016년 7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자기사출장치를 통한 J-15 함재기 출격 시험에 성공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에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자기사출장치는 현재 중국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 입니다. 현재 중국은 보유한 항모 2척에 앞쪽 갑판을 14도가량 들어올려 제작한 스키점프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이 방식은 함재기의 엔진성능에만 치중하게 되는 나머지, 연료와 무기를 충분히 장착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나 러시아 SU-33 함재기의 짝퉁이라 불리는 J-15의 열악한 엔진성능을 감안하면, 사실상 스키점프대 시스템은 함재기 이착륙 연습용 용도로밖에 사용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전자기사출장치를 성공적으로 3번째 항모에 적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자기의 힘을 이용해 함재기를 투석기처럼 쏘아 보내는 이 장치를 이용해 함재기를 발진시킨다면, 엔진성능이 부족한 J-15에도 충분한 무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중국은 4번째 항공모함까지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21년 3월 1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현재 장난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4번째 항공모함이 핵 추진 항공모함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 건조에 성공한다면, 중국은 1405년 정화의 함대 이후 처음으로 대양해군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핵 추진 시스템은 항속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레이저와 레일건 등 고 에너지 무기 운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이러한 중국의 도전에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죠. 미국은 계속되는 중국의 위협에 대비해 '무인 드론 전투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요 함재기 F-18과 F-35C의 작전반경이 1500km 정도에 그치는데, 이를 동원해 중국의 지대함 및 지대공 미사일 방어망을 파괴하려면 미군 항모전단이 중국 근해까지 접근해야 하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무인 드론 전투함의 필요성이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해군 관련 전문매체 '네이발 뉴스(Naval news)'에 따르면, 미 해군이 도입을 검토 중인 드론 전투함 '오션 어벤저'는 배수량 4,000톤급에 현재 미군이 개발중인 'XQ-58A 발키리' 4대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XQ-58A 발키리는 조종사가 타지 않아도 되기에 기존 함재기들에 비해 무게가 혁신적으로 줄어들었으며, 약 550kg의 무장을 탑재하고도 작전반경이 3900km에 이릅니다. 또한 단독의 제한적 정찰·폭격 임무만 맡는 것이 아닌 유인기와 합동으로 공중전까지 치를 수 있게 됩니다.

과거 세계를 호령한 로마도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로마가 세계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중해의 패권을 얻었기 때문인데요. 이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당시 해상강국 카르타고와 로마가 118년이나 벌였던 전쟁이 바로 '포에니 전쟁'입니다.

당시 로마는 1차 포에니 전쟁 전까지는 변변한 대형 전함 한 척 없었습니다. 바다로 진출하려는 결심을 했지만 함선을 건조할 기술도, 노하우도 없던 로마였는데요. 하지만, 운좋게도 카르타고의 갤리선 한 척이 표류해왔고, 로마는 자신들의 뛰어난 모방술로 금방 갤리선 100척을 만들어 냅니다.

모방한 100척의 갤리선들이 제 성능을 발휘할 리 없었고, 심지어 배를 운용할 줄도 모르던 로마인들은 카르타고에 처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로마인들은 정면대결로는 승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코르부스(Corvus)'입니다. 전함과 전함 사이에 다리를 놓고 건너가 선상에서 로마가 자신있던 백병전을 벌이는 방식이었는데요.

코르부스를 이용해 해전을 육상전으로 바꾼 로마는 카르타고와의 해전에서 연달아 승리하며 결국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하게 됐고, 지중해의 패권을 사로잡아 세계적인 제국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에서 중국은 로마와 카르타고 둘 중 어느 나라의 역사를 따르게 될까요?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