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헐값에 가까운 차량을 발견해서다.
A씨는 곧장 매매 업체에 전화를 걸었고, 업체 딜러에게서 해당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반가운 대답을 들었다.
화물차가 있으면 일감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A씨는 차량이 있다는 인천의 매매단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딜러는 말을 바꿨다.
인터넷에서 보고 구매 확인까지 한 해당 차량이 없다는 것.
딜러는 그러면서 다른 차량을 구매하라고 종용했다. 종용이라기보다는 협박에 가까웠다.
동료들 2~3명도 합세해 대놓고 몸에 문신을 드러내며 위압감을 주더니 집에 돌아가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겁을 줬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차량을 보겠다고 하자 무려 8시간 동안 인천 곳곳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진이 빠지게 했다.
결국 A씨는 시세보다 훨씬 비싼 차를 구입하게 됐다.
7남매 둘째로 태어나 평생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한 푼을 아껴왔던 A씨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지출이었다.
A씨는 큰 상실감에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마을회관 2층에서 더부살이를 해 온 A씨의 사연까지 알려지며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 가족은 "고인은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동생들 뒷바라지하느라 평생을 궁핍하게 살았다"며 "더 일감을 찾기 위해 차를 사려했지만,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사기범들에게 갈취 당하니 그 상실감은 더욱 컸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 가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장장 2달 동안 끈질긴 수사를 벌여 중고차 매매 사기단 일당을 붙잡았다.
검거 인원만 무려 26명으로, 총책 B(24)씨 등 4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A씨와 같이 영세한 서민들을 노렸다.
있지도 않은 매물을 허위로 올려 유인한 뒤 갖은 회유로 계약하게 했다.
계약이 이뤄진 뒤에는 '급발진 차량'이거나 '1개월에 한 번씩 100만 원을 주고 2년 동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거짓말하며 계약 철회를 유도하고, 다른 차 구매를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팀장과 텔레마케터, 출동조, 허위딜러 등의 역할을 미리 짜고 단계별로 치밀하게 대응하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넉 달 동안 이들에게 입은 피해자는 무려 50여 명.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액만 6억 원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에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중고차는 허위나 미끼 매물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사이트 등 신뢰가 있는 중고차 사이트를 이용하고, 딜러의 소속과 등록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