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가 골든 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골든 글로브 보이콧에 동참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아마존, 100개 이상 할리우드 홍보사 등이 HFPA의 변화를 촉구하며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 워너미디어까지 합세하며 할리우드에 HFPA 보이콧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보이콧에 동참해 그동안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해 온 NBC는 2022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방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배우들 역시 비판하는 글을 내거나 트로피를 반납하는 등 골든 글로브 보이콧에 동참하고 있다.
마크 러팔로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의 참여로 유명세와 이익을 얻은 HFPA가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저항하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때"라고 지적했다.
스칼렛 요한슨도 성희롱에 가까운 HFPA 회원들의 성차별적 질문과 발언을 지적하며 "조직 내에 근본적인 개혁이 없다면 HFPA에서 한발 뒤로 물러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
톰 크루즈는 '7월 4일생' '제리 맥과이어' '매그놀리아'로 받은 3개의 골든 글로브 연기상 트로피를 HFPA에 반납하는 방식으로 HFPA 보이콧에 참여했다. 데드라인은 다른 배우들의 트로피 반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이콧 조짐은 이미 지난 시상식 이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골든 글로브는 보수성과 배타성으로도 유명한데, 미국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제78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 등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만 오르게 된 것으로도 다시금 폐쇄성을 증명했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제작하고 미국 배급사가 배급한 미국 이민자의 삶을 다룬 영화지만, '50% 이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를 사용할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지침을 가진 골든 글로브의 폐쇄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할리우드 내에서 골든 글로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
이번 보이콧을 두고 콜라이더는 "HFPA가 NBC 외에 다른 곳에서 골든 글로브를 중계할 곳을 찾기 위해 노력할지, 아니면 스스로 개혁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며 "그러나 HFPA가 이번 기회를 통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