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박태순(81) 할머니가 아침 일찍부터 종이상자 1개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센터 정문 앞마당에 손수레를 세운 할머니 손짓에 건물 안에 있던 류동암 주무관이 문을 열고 뛰어나왔다.
박 할머니는 손수레에 실린 상자를 내려달라고 했다.
종이상자를 들어 올린 류 주무관 양손에 묵직함이 전달됐다. "이게 뭐지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바닥에 내려놓고 열어보라"며 웃었다.
종이상자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100원짜리 동전 4천830개(48만3천원)가 들어있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손자 2명을 홀로 키우는 박 할머니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30만∼50만원씩 기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박 할머니가 폐지를 팔아 기부한 돈은 158만3천원에 이른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기부를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박 할머니는 "서로 도움 주고받고 그렇게 사는 거지"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폐지를 팔고 받은 동전에 뭐라도 묻어 있으면 받지 않을까 싶어 하나하나 깨끗하게 닦았다"며 웃었다.
영주1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박 할머니가 기부한 돈을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권경희 영주1동 행정복지센터장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에 오롯이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