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가 된 설교수' KCC 골밑 폭격한 KGC 국내 선수들

제러드 설린저. KBL 제공
KCC와 KGC의 챔피언결정전 최대 화두는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였다.


KCC 전창진 감독은 3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설린저가 잘하는 선수가 맞다"면서도 "설린저가 40~50점을 넣는데 KGC가 90~100점을 넣으면 못 이긴다. 그런데 플레이오프를 보면 70점대다. 다른 선수들이 공을 만지는 시간이 적으니 80점을 넣으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린저를 슛보다 돌파로 체력을 소진하도록 수비를 짰다. 라건아가 잘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설린저는 설린저였다.

설린저가 미끼가 됐다. 라건아를 외곽으로 끌고나왔다. 국내 정통 빅맨이 없는 KCC는 골밑에 구멍에 뚫렸다. 설린저의 패스는 골밑의 오세근에게로 정확히 향했고, 변준형과 3점 슈터 전성현도 쉴 새 없이 돌파를 시도했다.

설린저의 기록은 18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 라건아도 18점을 기록했다. 라건아는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텼다. 그럼에도 KGC는 100점에 단 2점이 부족했다. 국내 선수들이 제대로 폭발한 덕분이다.

KGC는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KCC를 98대79로 격파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3번 가운데 16번을 우승했다.

15대15로 팽팽하던 1쿼터 막판 오세근이 연이어 골밑을 공략했다. 설린저와 이재도의 어시스트를 받아 내리 6점을 올렸다. 2쿼터 KCC의 추격이 시작됐지만, 변준형이 화려한 스텝으로 골밑을 팠다. 스틸에 이은 속공까지 나오면서 KGC가 44대36으로 앞섰다.

2쿼터까지 설린저의 득점은 단 4점에 그쳤다. 대신 어시스트 5개와 리바운드 9개로 제 몫을 했다.

3쿼터도 같은 패턴이었다. 전성현마저 연이어 돌파를 시도해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라건아가 무턱대고 골밑을 비울 수 없는 상황. 설린저는 라건아가 떨어진 틈을 타 3점포 2개를 꽂았다. 상대적으로 KCC 수비가 소흘했던 문성곤도 3점 3개를 성공하며 단숨에 80대56까지 달아났다.

KGC는 3쿼터까지 페인트 존에서 17개의 슛을 성공했다. 이 중 설린저의 페인트 존 득점은 4점(2개)에 불과했다. 라건아가 설린저를 따라다니라 비운 골밑을 제대로 공략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 KCC는 4쿼터 라건아, 이정현, 송교창 등을 벤치에 앉히며 2차전을 준비했다. KGC도 89대61로 앞선 종료 6분26초 전 설린저를 불러들였다.

KGC는 18점을 올린 설린저와 함께 오세근이 16점, 이재도가 16점(3점 2개), 전성현이 15점(3점 3개), 변준형이 10점, 문성곤이 9점(3점 3개) 등 고른 활약이 나왔다. KCC는 이정현이 2점에 묶인 것이 뼈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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