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이 술에 취해 동료 선수 4명에게 폭력을 행사한 기승호(울산 현대모비스)에게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 조치를 내렸다.
KBL은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현대모비스 구단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및 선수간 폭력 행위에 대해 심의했다.
재정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선수단 음주 회식을 진행한 현대모비스 구단에게 소속 선수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함께 물어 제재금 1천5백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기승호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를 결정했다. KBL이 선수에게 부과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로 그야말로 철퇴를 내린 것이다.
선수단 내 폭력 사태는 현대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가 결정된 지난 26일에 시작됐다. 안양 원정을 마친 현대모비스 선수단은 수원에 위치한 숙소 내 식당에 모여 다함께 반주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단장, 감독, 코칭스태프와 주요 고참 선수들이 자리를 떠난 다음날 새벽 문제가 터졌다. 술에 취한 기승호가 후배 선수 4명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기승호는 다음날 선수들에게 사과했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주먹에 맞은 선수 한명은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일부 선수는 기승호의 사과에도 화를 삭히지 못했다.
기승호는 이날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에 나섰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구단 매니저가 먼저 자신을 때려 코뼈가 골절됐고 이에 흥분해 주먹을 휘둘렀다는 요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매니저의 폭행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기승호는 재정위원회 소명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승호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너무 죄송스럽다. 책임을 통감한다. 한 팀의 베테랑으로 너무 죄송스럽다.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사과도 앞으로 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소명 중에 분명히 사실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명을 정확하게 하고 나왔다"며 자신의 입장을 재정위원회에 전했다고 밝혔다. 기승호의 소명 절차는 약 40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L은 본 사안에 대한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이 중차대하다는 것을 감안해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기승호는 더 이상 프로농구 선수로서 코트를 밟을 수 없게 됐다.
KBL은 "10개 구단과 함께 유사 상황 재발 방지를 위해 선수단 인성 교육 등 예방 강화에 힘쓰기로 했다. 아울러 향후 코로나19 방역 수칙 미준수 상황 재발시 엄격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