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40% 적용…영끌·갭투자 이젠 안녕?

7월부터 6억 초과 주택 구입시 DSR 적용
2년뒤 1억원 초과 대출 모두 DSR 적용 대상
소득 낮으면 한도 줄어...투기수요 줄어들 듯
규제 전 가수요.저소득 무주택자 피해 우려도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당장 소득수준이 낮은 20.30대가 소위 영끌이나 갭투자로 아파트를 구입하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6억 초과 주택 구입시 DSR 적용

금융위원회는 29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한 확장적 금융·통화정책의 영향으로 가계신용 증가율이 7.9%를 기록하며 전년(4.1%)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지는 등 가계대출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차주단위 DSR' 적용이다. DSR은 1년동안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가 소득의 일정 부분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규제다. 예를들어 DSR 40%가 적용되면 연봉 5천만원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은 2천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금융위는 차주단위 DSR 적용을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는데 우선 1단계 조치로 오는 7월부터 ① '전체 규제지역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구입을 위한 주담대' ② '소득에 관계없이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 차주단위 DSR이 적용된다.

올해 2월 가격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의 83.5%가 6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향후 서울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대부분의 차주가 DSR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어 2022년 7월부터는 2단계 조치로 1단계 조치(①,②)를 포함해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차주단위 DSR이 적용된다. 이 경우에는 전체 차주 가운데 12.3%, 약 243만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마지막으로 2023년에는 이전 조치와 관계없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모두 차주단위 DSR이 적용된다. 이는 전체 차주 가운데 28.8%, 약 568만명에 해당되며,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76.5%에 해당된다.

이와함께 신용대출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일괄적으로 10년으로 적용돼온 신용대출 만기를 오는 7월에는 7년, 2022년 7월에는 5년으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신용대출 만기가 줄어들면 그만큼 DSR 비율이 올라가 대출한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소득수준 낮을수록 대출한도 줄어든다

그동안 담보가치만 따지던 주택담보대출에 DSR이 적용되면서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가 결정된다.

예를들어 만기 30년짜리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연 2.5%, DSR 40%)을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대출자의 경우 연봉 2천만원은 1.69억원, 5천만원은 4.22억원, 8천만원은 6.75억원, 1억원은 8.44억원이 최대 대출한도다.

여기다 기존 LTV(투기·투기과열지구 40%, 조정대상지역 50%) 역시 적용되고, 신용대출 만기도 5년으로 줄어들면서 실제 아파트 구입시 대출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한도가 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사회 초년병인 20.30대가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고가의 아파트를 사는 영끌이나 갭투자가 더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단계 차주단위 DSR 적용이 완료되면 1억원 이상 모든 대출에 대해 DSR 40%가 적용돼 비규제 지역에서도 주택 투기를 위한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예를들어 연봉 8천만원인 대출자가 비규제 지역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 3채를 구입할 경우 기존에는 17.1억원까지 30년 만기로 대출이 가능했지만 DSR 40%를 적용하면 6.75억원이 최대 대출한도다.

토지 등 비(非)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로 예를들어 30억 상당의 토지를 구입할 경우 24억원(LTV 최대 80%)까지 가능했던 대출이 DSR 40% 적용으로 최대 대출한도가 6.75억으로 제한된다.

◇규제 전 가수요.저소득 무주택자 피해 우려도

다만, 차주단위 DSR 적용이 오는 7월부터 시행돼 이전까지 규제를 피해 현재는 DSR 적용 대상이 아닌 9억원 이하 아파트 구입을 위한 대출이 크게 늘어나며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신용대출 규제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두자는 가수요가 몰린 것처럼 이번에도 시행 전에 수요가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2달안에 규제가 없는 주택을 구입해 대출실행까지 완료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나의 대출규제로 소득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나 무주택자들의 주택 구입 기회가 줄어들어 또 다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대해 금융위 이세훈 금융정책국장은 "현재 은행권의 평균 DSR을 보면 30%대기 때문에 40% 수준의 DSR을 적용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차주들, 약 90% 이상의 차주들은 이 DSR 규제의 영향에 미치지 않는다"면서 "일부 차주의 경우, 특히 소득과 무관하게 과도하게 금융권에서 차입을 한 경우에는 이 DSR 규제에 따라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금융위는 사회초년생이나 장기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40년짜리 초장기 모기지 도입이나 미래소득 DSR 반영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LTV 한도 확대 등도 향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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