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는 29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지금 즉시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고 고덕 아파트 사태를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택배노조는 "고덕동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노조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저상차량 도입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를 둔 뒤 전체 차량 지하배송을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며 "산안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으로 위반의 질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질의하는 공문을 지난 21일 발송했지만, 오늘까지도 아파트와 CJ대한통운 양쪽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에 강신호 대표이사 및 해당 대리점장을 '산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택배사가 아파트의 지상출입금지 조치에 대해 택배 노동자의 건강과 택배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주도적으로 대응했다면 이러한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상택배차량을 이용한 택배 노동은 택배 노동자의 몸을 혹사하는, 지속 가능하지 못한 노동방식이라고 여러번 밝혔다"며 "강신호 대표이사가 직접 저상택배차량을 몰고 다니며 택배 노동을 해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사들은 지금 당장 지상 출입금지를 일방적으로 시행한 아파트들에 대해서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통합택배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CJ대한통운에 정식 면담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아울러 다음 달 1일 대의원회의 투표를 통해 총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CJ대한통운은 해당 아파트에 출입하는 택배사가 여러 곳인 점인 데다가 택배사가 직접 개입할 시 갈등이 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신 입주자대표회의와 담당 대리점, 일선 택배 기사 등이 협의를 마치면 필요 사항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일에도 아파트 측과 택배사 사이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며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서 지금은 협의가 중단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