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검찰총장 추천회의 시작…일부 위원 '이성윤' 작심 비판

피의자 이성윤, 최종 후보군 포함될까
회의 거쳐 최종 후보군 3~4명으로 압축
회의 시작 전 일부 위원 '이성윤 공개비판'도
"정치 편향성 높은 분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황진환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을 확정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회의가 29일 시작됐다. 이 회의에서 3명 이상의 후보가 추천되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를 존중해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 피의자이자, 검찰 내 대표적인 친(親) 정부 인사로 평가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부 추천위원은 회의 시작 전 그를 공개 비판하기도 해 내부 이견도 예상된다.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법무부 과천청사 7층 중회의실에서 제44대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을 확정하기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법무부는 앞서 국민천거 절차를 거쳐 추천된 14명의 검찰총장 후보군 관련 자료를 추천위에 넘겼다. 여기엔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조상철 서울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 검찰 출신 인사들도 명단에 올랐으며, 한동훈 검사장과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도 피천거인 자료에 포함됐다.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이한형 기자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필두로 9명으로 구성된 추천위는 이들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군을 3명 이상으로 압축하게 된다.


추천위원장인 박상기 전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에서 위원장을 맡게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현재 검찰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전국 검찰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의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겠다. 위원들이 내실있는 심사를 통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훌륭한 후보가 추천되도록 좋은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최종 후보군에 이 지검장이 이름을 올릴지 여부다. 여권으로선 정권말 검찰과의 관계설정을 고려할 때 친여 성향인 이 지검장만큼 적합한 인물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목될 경우 권력 수사를 막기 위해 피의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방탄총장'을 앉혔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여권으로선 부담요인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추천위원 중 한 명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을 염두에 둔 공개 비판이다. 이에 따라 그를 최종 후보군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규정에 따라 피천거인들 가운데 이 지검장을 적합한 후보로 추천위에 제시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추천위 운영규정 제 6조 5항은 '법무부장관은 회의에 출석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회의를 앞두고 "관례대로 하는데, 종전에는 검찰국장을 통해 (장관의) 의견을 포괄적이나마 제출했던 모양"이라며 본인이 염두에 둔 적합 후보를 밝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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