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 감당" vs "쇄신파 생겨야 희망"…'문파' 두고 신경전

윤건영 "선출직이라면 그정도는 감당해야"
조응천 "김용민 의원, 전당대회 성공방정식(따른다)" 실명 거론 비판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윤창원·황진환 기자
특정 정치인에게 좌표를 찍어 이른바 '문자폭탄'을 보내는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 자칭 '문파(文派)' 행태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에서 "당원들이 의원들한테 문자 보내는 것에 대해서 저희가 선출직이지 않나"라며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라고 밝혔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이 문파를 향해 '의원들을 놓아 달라'고 요구한 걸 어떻게 평가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조응천 의원님께서는 그런 말씀 하실 수 있지만…"이라며 덧붙인 의견이다.

윤 의원은 현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으로 그동안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꼽혀왔다.

윤 의원은 다만 "당원들의 의사표현의 수위와 내용이 욕설이나 인신모독이나 이러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게 아니라 의사 표현하는 것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에도 '대통령 욕해서 주권자인 국민의 속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하셔라, 그게 온당하다'라는 취지의 말씀도 하신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윤창원 기자
반면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의사결정 구조 과정이 없이 '그분의 뜻이다'라고 하면 그냥 거기에 따라야 되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문자) 폭탄이 날아오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이다', '기를 쓰고 뛰어봐야 그 발끝의 때도 못 미치는 인간' 등 자신이 받았던 문자폭탄 사례를 공개했다.

전날 김용민 의원이 "故김대중 전 대통령은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라고 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정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뜻이지 자기 소속 의원들한테 문자폭탄 보내고 위축시키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독재를 하고 있다. 독재를 하고 있는 정부에 항거를 해야 한다"며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던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그러니까 김용민 의원은, 박주민 혹은 김종민, 그동안에 전당대회에서 성공 방정식이 있다. 박주민 의원, 그다음에 김종민 의원"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낸 김용민 의원이 과거 박주민, 김종민 의원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해 최고위원 선거 1위를 차지했던 전례를 따르고 있다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윤창원 기자
조 의원은 또 문자폭탄 문제와 관련해 당내에서 "수십명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의견 나누고 또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비주류 혹은 쇄신파, 그게 생겨야 내년 대선에 우리가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천 걱정 없느냐는 김현정 앵커 질문에는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미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는 홍대 앞에서 식당도 해 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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