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檢총장 '후보군' 압축…이성윤, 최종 명단에 오를까

검찰총장후보추천위 오전 10시 진행
최종 후보자 추려 박범계 장관에 추천
이성윤 지검장 포함 여부 관전 포인트
추천위원 간 이견·수사심의위 등 변수

황진환 기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압축하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29일 열린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 될 차기 총장은 추천위가 추린 후보 중에서 최종 낙점된다. 추천위가 총장 인선 작업의 첫 관문이자 가늠자인 셈이다.

검찰 안팎의 최대 관심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후보군에 포함될지 여부다.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꼽히는 이 지검장이 피의자 신분이라는 부담 요인에도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29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회의를 갖는다. 추천위는 지난 26일 법무부로부터 피천거인 14명의 심사자료를 넘겨받았다. 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이들 피천거인의 검찰총장 적격성을 논의한다.

피천거인 14명에는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구본선 광주고검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이 포함됐다. 한동훈 검사장과 임은정 대검 연구관도 들어갔지만, 그중 한 검사장은 인사검증 동의를 철회한 상태다.

추천위는 토의를 거쳐 최종 검찰총장 후보자 3~4명을 압축해 법무부에 추천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의 의견을 존중해 후보군 가운데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이후 대통령 지명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차기 총장이 임명된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의 최종 후보군에 이 지검장이 포함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 여기에는 정권 말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고려할 때, 청와대로서는 친여(親與) 성향의 이 지검장만큼 적합한 인물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깔려있다.

하지만 이 경우 검찰 내부의 반발은 물론 청와대가 정권 수사를 막으려 '방탄총장'을 앉혔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할 여지가 크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 국면으로 초래한 민심 이반이 재현될 수도 있다.

특히 이 지검장이 현재 '김학의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라는 점도 추천위의 후보군 선정 작업에 큰 부담 요소다. 이 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오르고, 이후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피의자 신분의 현직 총장이라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다.

이같은 복잡한 셈법 탓에 이번 추천위의 경우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추천위는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검찰청법에 따라 이 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들려면 위원 9명 중 5명의 동의 표를 얻어야 한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진환 기자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이 지검장의 추천을 직접 개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천위 운영규정은 법무부 장관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심사대상자로 제시할 수 있고, 또 회의 당일에는 장관의 의견을 별도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그간 진행된 추천위에서는 법무부의 의견이 후보군 선정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한다. 박 장관은 전날 '피천거인과 무관하게 장관이 직접 추천한 인물도 있나'는 취재진 물음에 "내부 인사와 관련된 내용이라 얘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변수는 이 지검장이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다. 심의위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후보군 압축이나 대통령 제청 이후 열려 이 지검장의 기소를 권고하면 이 지검장뿐만 아니라 박 장관에게도 결정적 흠결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통상 추천위는 회의 당일 후보군을 압축하고, 그로부터 수일 내 법무부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해왔지만 이번에는 일정이 다소 늘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사심의위 결과까지 본 뒤에야 실제 임명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박 장관은 '수사심의위 결과를 보고 후보자를 제청할 건지' 묻는 말에 "누누이 말하지만 수사심의위는 장관 추천위와는 관계가 없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