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공시가격 상승은 집값 폭등에 따른 결과지만, 일부 집주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재산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세제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조정 보다는 집값 자체를 떨어트리는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19.05%25…5만 건 가까이 쏟아진 의견 제출
28일 국토교통부는 소유자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오는 29일 공시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19.05%에 달한다. '천도론'이 불거졌던 세종은 무려 70.25%가 올랐으며, 서울 역시 19.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3월 공개된 초안(열람안)보다 0.03%p 줄어든 수치지만, 2007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특히 세종의 경우, 지난해 초안 공개 후 의견 제출이 지난해 275건에서 올해 4095건으로 18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 대상 공동주택 수가 1420만 5천 호로 전년 대비 37만 4702호 늘었기 때문으로 제출된 의견 가운데 2485건을 받아들였고, 조정률은 5.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집값 급등에 당연한 수순…산정근거 공개에도 반발 이어질 듯"
이처럼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집주인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세제완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시가격은 그대로 두고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존 재산세 감면 기준을 공시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안이 대표적이다.
또, 서울시와 제주도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1주택자에 대해 재산세를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공시가격 상승과 이의 제기는 예고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임재만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고, 사실상 시세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결과"라며 "의견 제출 등 이의 제기도 본질적으로는 공시가격 자체보다는 집값이 오른 데 따른 저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세율 등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경감할 수는 있겠지만,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공시가격 현실화는 계속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며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한 일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세금 부담을 덜겠다고 과세표준을 건드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에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 공개를 전국으로 확대했지만, 그마저도 반발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기초자료는 건축물대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시가격 산정 기준이나 배점 등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며 "주택 서열화 우려는 있지만, 수요자가 알기 쉽게 주변 환경과 단지·세대 특성 등 주택 특성 자료의 배점 기준, 해당 호가 단지·지역에서 차지하는 위계 수준 등을 알려주는 계량화도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