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은 할 건데…안갯속 野 통합

국민의힘·국민의당 모두 합당에 찬성…안철수의 조건은 "원칙 있게"
사실상 당대당 통합 요구, 새 지도부 선출 등 변수…합당까지 장기전될 듯

국민의힘(위)과 국민의당. 윤창원 기자
합당 의사를 서로 확인했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 작업은 일단 뜸들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차기 지도부를 꾸리는 중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5가지 아젠다를 제시하며 '원칙있게'라는 전제를 달았다.

◇합당 의지는 확인했지만… 당대당 합당 방식 못박은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당은 27일 "원칙 있는 통합을 추진하자고 최고위원들이 뜻을 모았다"며 합당 찬성을 공식화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거쳐 합당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은 흡수 합당을, 국민의당은 당대당 합당을 고수하는데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원칙 있는 통합"이라고 답했다.

이는 일단 '당대당 합당' 요구로 보인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도 안 대표가 "당대당 합당을 제안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흡수 합당 방식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당원들도 순회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강한 반발 의사를 내비쳤다.

안 대표는 혁신 키워드 5가지도 제시했다. 유능·도덕·공정·국민 통합·청년 미래다. 사실상 신당의 정강정책 반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중요하게 여긴 가치도 함께 녹아드는 그런 당이어야 한다"며 "지지율 3위의 대중 정당이 가진 중도, 실용 가치 등이 반영되는 합당을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힘겨루기 불가피…국민의힘 스케줄에 장기화 우려도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101석의 의석수를 가진 제1야당인 국민의힘, 안철수 브랜드를 내세운 국민의당은 결국 합당 방식과 절차를 두고 사실상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에 있는 것도 합당의 스케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인 주호영 원내대표와 회동을 예고했지만, 주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30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끝난다.

국민의힘 당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되고 있다. 합당 논의가 다소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양당 안에 합당 반대파들의 목소리도 남은 상태다.

여기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등판과 맞물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합당이 변수를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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